박근혜 손잡은 尹, 안동서는 '탕평' 강조…보수통합 염두 뒀나

취임후 첫 안동 방문해 유림 간담회·중앙지방협력회의…"국민 위한 소임 다할것"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취임 후 처음 경상북도 안동을 방문하면서 이를 전날 '박정희 추도식' 참석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남까지 연결지어 '보수 통합' 행보로 보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참석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17개월 만에 재회한 데 이어, 이날은 여권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도 보수의 거점으로 불리는 경북 안동을 취임 이후 처음 찾았다.

안동 병산서원에서 지역 유림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경북도청에서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는 일정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역 유림 30명과 만나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그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민생 현장 속으로'를 거듭 공언한 기조와도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조선 중기 문인으로 10대조 종조부인 명재 윤증의 '탕평' 철학을 소개하며 안동 유림과 인연을 드러내는 한편, 정치적 통합을 의미하는 '탕평'을 거듭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마침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징계 해제를 당 지도부에 건의한 점은 주목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추도식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반복해서 높이 평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면한 자리에서 선친의 '위업'을 거듭 강조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에게 아직 남아있을지 모를 과거 정치적 앙금을 털고 '보수 대통합'의 한 길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정 지지율이 30%대 초반을 횡보 중인 만큼 이런 행보를 통해 전통적 지지층을 다시 다지는 것은 물론, 한때 윤 대통령에게 반감을 가졌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비윤(비윤석열)계 등 범보수층을 모두 끌어안아 재도약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다만 대통령실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최근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후 '민생 현장'을 강조해온 상황에서 너무 정치적인 해석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중앙지방협력회의는 4개월 전에 잡힌 것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과는 우연히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열린 제2회 중앙지방협력회의 때 순회 개최를 약속했고 제3회와 제4회 회의를 각각 전주와 부산에서 열었다.

한편,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29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시민추모대회에 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기로 한 방침은 현재로선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날 윤 대통령 참석을 다시 요구했지만, 해당 행사는 정파적 성격이 짙어 대통령 참석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