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기소 1호' 두성산업 대표 집유…위헌 신청 기각(종합)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 법인에는 벌금 2천만원
변호인 측이 제기한 중대재해법 위헌 소지 대해선 "이유 없다" 기각
'국내 1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기소' 대상인 두성산업 대표가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4단독 강희경 부장판사는 3일 중대재해처벌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두성산업 대표이사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두성산업 법인에는 벌금 2천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A씨에게 사회봉사 32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독성화학물질인 트리클로로메테인이 든 세척제를 취급하면서 국소 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등 안전 보건 조처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6월 기소됐다. 당시 이 사건으로 두성산업 직원 16명은 급성 간염 피해를 봤다.

재판부는 "A씨는 사건 발생 전 이미 여러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했음에도 국소 배기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등 안전 보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작업자들은 독성화학물질에 노출돼 급성간염이라는 상해를 입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다만 이 사건 공소 제기 전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피해자들이 수사 단계에서부터 A씨 선처를 탄원하고 있으며 다행히 간 수치가 정상 수치로 회복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두성산업과 같은 세척제를 사용하면서 안전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산업안전보건법 등)로 기소된 대흥알앤티 대표 B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대흥알앤티 법인에는 벌금 1천만원이 선고됐다.

또 두성산업과 대흥알앤티에 유해 물질이 든 세척제를 판매한 혐의(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진 유성케미칼 대표 C씨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유성케미칼 법인은 벌금 3천만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날 A씨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가 제기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기각했다.

앞서 화우는 중대재해처벌법 4조(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 1항1호, 6조(중대산업재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의 처벌) 2항이 헌법상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며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 달라고 신청했다.

재판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세 원칙을 모두 위배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먼저 명확성 원칙에 대해선 "유해 위험 요인을 통제하는 수단과 방법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건 입법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오히려 이를 정하는 것이 개별 기업들 특수성을 반영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무엇보다 경영 책임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 수 있고 법률 및 안전 보건 전문가에게 조언받을 수 있어 자기에게 부여된 의무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과잉금지원칙에 대해선 "신청 대상 법률 조항은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고의로 위반해 발생한 중대 산업재해만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 방법 및 수단의 적절성과 피해의 최소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볼 수 없다"며 "해당 법률이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은 기업의 부실한 안전 관리 시스템 부재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해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인 만큼 법익의 균형성도 갖췄다"고 판단했다. 평등 원칙에 대해선 "형법은 원칙적으로 고의범만 처벌하고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과실범을 처벌하도록 규정한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에 있어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 위반에 고의가 요구되는 반면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업무상 과실 또는 중대 과실로 죄를 범한 운전자를 특례로 정해 처벌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중대재해처벌법과는 처벌 대상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