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 "문상철 남겨둬서 승리할 수 있었다"

"삼중살로 분위기 내줬다고 생각했는데…고영표가 잘 막아"
"2이닝 던진 손동현 덕분에 마지막까지 승부"
천신만고 끝에 한국시리즈(KS) 1차전을 잡은 kt wiz의 이강철 감독은 삼중살을 친 문상철을 끝까지 교체하지 않았던 것이 행운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웃었다. 이강철 감독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S 1차전 방문경기에서 3-2로 승리한 뒤 "7회 (7번타자) 문상철 타석 때 대타 김민혁을 쓰려다가 그 뒤 타순이 약해서 문상철을 쓰고 (8번 타자 박경수 타석 때) 김민혁을 내보냈다"라며 "문상철을 남겨둬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문상철은 1-2로 뒤진 2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번트를 시도하다 삼중살타를 쳤다.

최악의 상황을 만든 문상철은 멘털이 흔들린 듯 5회와 7회 타석 때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문상철은 2-2로 맞선 9회초 2사 1루 기회에서 상대 팀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좌월 적시 2루타를 터뜨려 승리를 이끌었다.

이강철 감독은 문상철의 삼중살 장면에 관해 "본인이 스스로 번트를 댄 것"이라며 "오늘 졌다면 내가 시켰다고 하려고 했는데 결승타를 쳤으니 사실대로 말해도 되겠다"라며 웃었다.

이 감독은 멘털이 흔들리던 문상철을 9회에 대타로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 배경에 관해선 "정규시즌 때 고우석을 상대로 3타수 3안타를 쳤다"라며 "배정대가 출루하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루 주자 배정대는 문상철 타석 때 도루를 시도하기도 했는데, 이에 관해서는 "배정대가 도루를 시도하다 죽더라도 다음 이닝 때 문상철에서 공격을 시작할 수 있기에 도루 사인을 낸 것"이라고도 했다.

문상철을 전적으로 믿었다는 의미다.
이강철 감독은 매서운 LG 타선을 2점으로 막은 투수진에 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삼중살이 나오면서 분위기를 내줬다고 생각했는데 선발 고영표가 매우 잘 던졌다"라며 "특히 4회 (2사 2,3루) 위기가 포인트였다.

장성우의 볼배합으로 위기를 잘 넘기면서 끝까지 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고 했다.

고영표는 당시 LG 박해민을 상대로 볼 3개를 내리 던졌으나 풀카운트 승부 끝에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처리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7회부터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불펜 손동현에 관해선 "2이닝을 던져줘서 마지막까지 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고 했다.

9회 마지막 수비에서 마무리 김재윤 대신 셋업맨 박영현을 낸 배경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오늘은 연장까지 생각해야 했다"라며 "12회까지 생각해 김재윤을 남겼다.

박영현도 팔을 풀었기에 그냥 간 것"이라고 했다.

1차전을 잡은 kt는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 선발로 윌리암 쿠에바스를 내세웠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를 믿고 가겠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