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ECB, 인플레 잡기 위해 내년 내내 금리 4% 안팎 유지해야"

"내년에도 긴축정책 유지하고 성급한 축배 들지 말아야" 경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빠른 임금 상승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고공행진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 만큼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한해 동안 금리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8일(현지시간) 권고했다. IMF의 이번 권고는 ECB가 10회 연속 금리 인상 이후 지난달 처음으로 동결 결정을 하자 이르면 내년 4월 금리 인하를 시작해 내년 말까지 90bp(1bp=0.01%포인트) 정도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가운데 나왔다.

IMF 알프레드 카머 유럽 담당 총괄은 ECB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반박하면서 수신금리가 2024년 내내 사상 최고 수준인 4% 안팎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머 총괄은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은 적절하게 긴축적이며, 2024년에도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ECB가 너무 이른 시점에 금리를 인하하면 이후 다시 긴축 정책을 시행하는 데 더 큰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성급하게 축배를 들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1년 전 10% 이상 치솟았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의 마지막 단계가 가장 힘들어 3% 안팎에서 2%로 낮아지는 데 2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IMF는 2025년에 유로존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견고한 고용시장으로 인해 그 시기가 2026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업률은 이미 사상 최저수준인 데다 고용시장의 공급이 현재 예측한 것보다 빡빡한 상황일 수 있어 임금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이는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질 임금도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 역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IMF는 지적했다.

카머 총괄은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분쟁이 글로벌 에너지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어 물가 상승 위험이 더 커졌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번 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다소 약해 물가 압력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머는 그럼에도 불구, 성장률이 대체로 예상치에 부합하고 있어 경기침체보다는 "연착륙"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