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정찰위성 발사, 러시아발 지원의 직접적 결과"

CSIS 빅터 차 석좌…"북한의 핵억제력 확보에 도움될 가능성"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는 북러 밀착에 따른 러시아의 기술 이전이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 석좌와 엘런 김 선임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긴급 현안 보고서'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러시아의 도움에 따른 직접적 결과"라고 지목했다.

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지난 9월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에 원하는 우선 순위를 분명히 한 바 있다"며 "회담 이전 두 차례 위성 발사 실패는 러시아 지원 여부에 따른 강력한 인과 관계를 분명히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한은 아마도 한국의 독자 위성 발사에 앞서 정찰위성 성공을 발표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북한이 한국에 대한 경쟁심리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엿새 전에 첫 위성 발사에 나선 바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최초 독자 정찰위성을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어 쏘아 올릴 예정이다.

이들은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상당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북한이 군사 위성 기술 뿐 아니라 핵잠수함 및 탄도 미사일 등 기타 첨단 군사 기술에 있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발사로 유엔 안보리 결의가 무력화했다는 점이 또 다시 확인될 것"이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 제재에 반대할 것이고, 이는 비확산 체제 및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심각한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제대로 작동하는 군사 정찰 위성을 확보할 경우 한반도에서 미군 및 한국군 정보가 실시간으로 북한에 전송된다"며 "이는 북한이 생존 가능한 핵 억제력을 확보하는 데 진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동시에 한미의 북한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주장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며 "이는 한반도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향후 대응 방안과 관련해선 "한미일 3국이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따라 협의를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요 7개국(G7)과 같은 다른 차원의 성명 및 제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때때로 북한의 도발이 미국과 외교를 재개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북한은 내년 미국 대선을 기다리고 있으며, 북한의 외교판은 이미 중국 및 러시아와 새로운 협력으로 채워져 있다"고 했다.

북한의 부정적 신호를 고려할 때 남북 대화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 21일 밤 10시43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감행했으며, 직후 우주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