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뛰니 주가도 뛴다...카카오 '마지막 기회' [IT인사이드]




IT업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박해린 기자의 IT인사이드 시간입니다. 박해린 산업부 기자 나왔습니다.박 기자,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몰린 카카오가 뼈를 깎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죠.

딛고 일어서느냐, 무너지느냐 갈림길에 놓인 상황인데,

오늘 아침에도 김범수 창업자 주재로 비상경영회의가 있었다고요. 어떤 내용이 논의됐습니까?

카카오의 쇄신을 책임질 '준법과 신뢰위원회'의 본격 활동을 앞두고 관계사 협약에 대한 내용 공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준법과 신뢰위원회는 카카오의 외부 독립 조직으로 관계사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기구 역할을 맡았는데요.실질적 제재 권한까지 갖고 있기에 각사 이사회가 결의해야 법적 근거를 갖고 공식적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는 준신위의 통제권에 놓일 관계사들을 아직 발표하진 않았지만

상장사뿐 아니라 거의 모든 관계사가 포함될 예정입니다.또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오늘 회의에서 관계사의 관리 프로세스에서 느슨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하고, 제도를 개편하기를 강력 권고했습니다.

인사와 재무, 법무 등 내부 경영 프로세스를 점검해 책임을 명확히 하겠다는 겁니다.

재계 순위 10위권인 카카오가 이제야 이런 프로세스를 점검하겠다는 게 다소 갸우뚱하긴 하지만

원점으로 돌아가 쇄신하겠다는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새 주가는 5만원 선을 회복했습니다.

회사는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는데,

주가는 왜 뛰는 겁니까?



김 창업자가 뛰니까 덩달아 뛰고 있습니다.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데, 쇄신에 대한 기대감, 실적 대비 주가 저평가,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검찰의 칼 끝이 김 창업자를 향한 지도 벌써 한 달째, 그간 굵직굵직한 사안들로 정리해 보면요.

검찰이 김 창업자를 조여오고,

김 창업자가 구체적인 쇄신 노력을 보여줄 때마다 모두 주가가 올랐습니다. 특히 준신위 설립을 밝히자 이틀간 주가가 15%가량 뛰었죠.

증권가에선 이미 악재가 나올 만큼 나온 것으로 판단하고,

쇄신안에 따른 정상화 과정이 기대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오늘 메리츠증권이 카카오의 실적 상승을 이유로 목표 주가를 높였습니다.

증권가에선 4분기와 내년, 카카오의 실적이 좋을 것이란 공감대는 있었지만

리스크가 워낙 많다 보니 목표가까지 상향하진 못했거든요.

메리츠는 내년 연결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54% 증가하는 등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지만 카카오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눈높이를 높였습니다.

증권가 전반적으로 봐도 4분기 영업익이 50% 확대되는 등 긍정적일 것이란 기대감이 지배적입니다.

카카오 측에서도 추진 중인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금리 인하 전망에 투심이 개선되며 그간 낙폭이 컸던 성장주로 수급이 몰린 것도 카카오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긍정적인 요인들이 맞물렸군요.

카카오는 200만 개인 주주의 애증이 담긴 회사죠.

주가가 뛰면 반가워할 만한 국민이 그만큼 많다는 거잖아요.

제 주변만 보더라도 요새 카카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합니다.



주가가 뛰자 주주들의 반응도 조금씩 우호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게 감지됩니다.

'애증'의 증에서 약간 '애'쪽으로 기운 모습인데요.

정상적으로 사업은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너무 옥죄면 안 된다는 여론이 슬며시 일고 있는 겁니다.

200만 개인 주주를 등에 업은 카카오, 총선 앞두고 정부가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주가가 뛰며 여론이 뒤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현 시기가 카카오에겐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IT업계에서도 과오를 넘어선 과잉 처벌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벤처기업에서 대기업으로, IT업계 성공신화를 쓴 카카오의 실패는 국가적인 손실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카카오는 그룹사뿐 아니라 많은 스타트업들과도 협업하며 IT 생태계의 중심을 이루고 있죠.

과도한 카카오 때리기가 국내 IT생태계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기자 hl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