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던 200년 전 비단 병풍 그림, 삼성이 복원한다

평안감사향연도 보존 처리 지원
19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평안감사향연도. 평안도에서 치뤄진 과거시험 급제자들을 위한 잔치 풍경을 비단에 그린 8폭짜리 병풍이다. 급제자들이 대동강을 건너 평양에 오는 모습, 평안감사가 급제자들을 만나는 모습 등 정교한 묘사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낱장으로 분리되고 상당 부분이 훼손됐다.

이 병풍이 리움미술관 연구원들의 손을 거쳐 원래 모습을 되찾는다. 삼성문화재단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해외 한국문화유산의 보존 및 복원을 지원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미국 피바디에섹스박물관에 있는 평안감사향연도를 복원하겠다고 29일 밝혔다. 국내 사립미술관이 해외에 있는 한국 문화유산 보존 처리를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평안감사향연도는 앞으로 16개월간 리움 보존연구실에서 보존 처리 과정을 거친다. 우선 그림 뒤에 덧댄 오래된 배접지를 제거한 후, 기존과 동일한 종이와 화견(그림을 그리는 비단)을 제작해서 앞뒤로 메운다. 이후 평안감사향연도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유사 작품을 조사해 각각 떨어진 작품을 조선시대 병풍 형태로 복원할 예정이다.

복원된 평안감사향연도는 2025년 5월 개관하는 피바디에섹스박물관의 한국실의 주요 작품으로 전시된다. 류문형 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리움미술관이 축적한 보존 처리 기술을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일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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