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100광년 밖 행성 6개로 이루어진 외계 행성계 발견

국제연구팀 "지구~해왕성 크기 행성들 일정 비율 공전주기의 공명 궤도 형성"

100광년 밖에 있는 별자리인 코마베레니스 자리(베레니스 머리털 자기)에 있는 별 'HD110067' 주위에서 정확한 공전주기 비율로 중심별을 공전하고 있는 외계 행성 6개가 발견됐다. 지구보다 크고 해왕성보다 작은 이들 행성은 맨 안쪽부터 바깥쪽까지 공전주기가 9~54일이고 공전주기는 차례로 3:2, 3:2, 3:2, 4:3, 4:3 비율의 궤도 공명 사슬을 이루며 태양의 0.8배 크기인 중심별을 돌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시카고대 천문·천체물리학과 라파엘 루케 박사 후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30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2020년 외계행성 존재가 밝혀진 HD110067 주위에서 행성 6개를 발견하고 이들 행성이 차례로 정확한 공전주기 비율로 중심별을 회전하는 공전궤도 공명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6개의 외계 행성은 모두 공전 궤도를 돌면서 서로 규칙적인 힘을 가해 영향을 미치는 공명 궤도를 이루고 있다며 이들 행성의 궤도와 질량, 밀도는 외계 행성계의 형성과 행성 대기 구성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외계 행성계 발견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외계행성 관측 위성 '테스'(TESS : 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와 유럽 우주국(ESA) 외계행성 탐사 위성 '키옵스'(CHEOPS : CHaracterising ExOPlanets Satellite)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TESS는 2020년과 2022년 관측에서 HD110067의 밝기가 여러 차례 감소하는 것을 포착, 외계행성 여러 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TESS는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별빛이 줄어드는 '천체면 통과'(transit) 현상을 통해 외계 행성을 찾아낸다. 그러나 TESS 관측으로는 이 외계 행성계가 몇 개의 행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행성의 공전주기는 얼마인지 등은 파악할 수 없던 연구팀은 CHEOPS 관측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TESS는 하늘 전체를 조금씩 관측해 짧은 공전주기의 외계 행성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반면 CHEOPS는 한 번에 하나의 별에 초점을 맞춰 그 별과 주위 외계 행성의 특성을 밝혀내는 것을 임무로 하고 있다. 연구팀은 CHEOPS 관측을 통해 별에서 가까운 행성 b, c, d의 공전주기가 각각 9.114일, 13.673일, 20.519일로, 공전주기 비율이 b와 c가 3:2, c와 d가 3:2로 공명 궤도 사슬을 이루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어 다른 행성들도 공전궤도가 공명을 이루고 있을 것으로 보고, TESS와 CHEOPS의 기존 관측 데이터와 행성 간 중력 상호작용 모델을 결합, b~g까지 6개 행성이 공전주기 비율 3:2-3:2-3:3-4:3-4:3의 공명 궤도를 이루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따르면 바깥쪽 3개 행성의 공전 주기는 각각 31일, 41일, 55일로 예측됐다.

이 예측을 토대로 지상에 있는 천체망원경으로 HD110067을 관측한 결과 예측된 시점에 정확히 f와 g 행성이 별 앞으로 통과하는 천체면 통과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적으로 확인된 6개 행성의 공전주기는 9.114일, 13.673일, 20.519일, 30.793일, 41.058일, 54.743일로 공전 궤도가 정확히 3:2-3:2-3:3-4:3-4:3의 비율로 공명을 이루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또 이들 행성의 질량과 밀도를 계산한 결과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소가 풍부한 거대한 대기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6개의 행성은 모두 공전 궤도를 돌면서 서로 규칙적인 힘을 가하는 공명 궤도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특징은 이 행성계가 적어도 40억 년 전 탄생한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HD110067은 현재까지 4개 이상의 천체면 통과 외계 행성을 가진 것으로 밝혀진 별 가운데 가장 밝다며 이 별은 해왕성보다 작은 외계행성과 이런 구성을 가진 외계 행성계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밝혀낼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루케 연구원은 "외계 행성계의 1%만 공명 궤도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하며 HD110067은 전혀 훼손되지 않은 채 살아남은 외계 행성계의 원시적 구성을 보여준다"면서 "그것이 바로 HD110067이 특별하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Rafael Luque et al., 'A resonant sextuplet of sub-Neptunes transiting the bright star HD 110067',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3-06692-3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