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3개월 걸렸는데…이효리가 입자 3주 만에 동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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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떨어지자 패딩 등 아우터에 지갑 열렸다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이 겨울 외투와 방한용품에 지갑을 활짝 열었다. 겨울 아우터 대목을 맞은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빅모델로 대응에 나서면서 마케팅에도 불이 붙은 상황이다.
바라클라바 등 방한용품 수요도 '급증'
"불경기 속 영하로 떨어지자 방한용품 수요 '쑥'"
3일 유통·패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일찍 찾아온 한파 등 영향으로 지난달부터 방한용품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이커머스(전자상거래) 인터파크쇼핑이 서울시 일 최저 기온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영하로 떨어진 지난달 11일부터 19일까지 해당 쇼핑몰 방한용품 판매를 분석한 결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 뛰었고, 거래액은 200% 증가했다.
세부 품목별로 복면처럼 얼굴 전체를 감싸는 방한모 바라클라바 판매량이 2500% 폭증했다. 브랜드 어그(UGG) 부츠로 통칭되는 양털이 달린 시어링 부츠 판매량도 356% 치솟았다.보온을 위해 보송보송하게 소재를 처리한 기모 처리 의류와 잡화류 판매량이 148% 뛰었고, 코트 등과 겹쳐 입는 경량 패딩 판매량도 118% 늘었다. 잡화류 중에서는 털 슬리퍼(판매량 증가율 705%), 무릎담요(423%) 등의 수요가 크게 늘었고, 핫팩 판매량도 741% 뛴 것으로 나타났다.
장덕래 인터파크커머스 마케팅실장은 "지난해보다 추위가 빨리 찾아오면서 방한·난방용품 주문량이 초겨울부터 많이 증가했다"며 "장기 불황 영향으로 겨울이면 난방비 폭탄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면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세달 판매량 삼주 만에 팔렸다"…외투 수요 '급증'
패션·스포츠 업계에서도 브랜드 주력 패딩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가 포착됐다.LF가 운영하는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10여 년 만에 상업광고에 돌아온 가수 이효리에게 신제품을 입히면서 판매량이 치솟았다. 광고모델 이효리가 착용한 ‘펌프 패딩’은 출시 이후 지난달 16일까지 3주간 팔린 물량이 지난해 10월부터 세 달간 주력제품(클럽C 숏패딩) 판매량에 달했다. 이달 들어서도 매출이 매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F 관계자는 "11월 본격적인 추위 시작과 맞물려 매주 누적 매출이 2배씩 뛰었다"며 "펌프패딩 출시 첫날 오전에는 동시 접속자 1만3000명이 몰리면서 약 800여 명의 접속 대기 인원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회사 산하 TNGT의 패딩 상품 'TNGT 구스 다운'은 지난 10월부터 11월(16일 기준)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0% 증가했다. 인기 사이즈는 초도 물량이 동난 것으로 전해졌다.애슬레저(평상복처럼 입는 스포츠웨어) 브랜드의 패딩과 이른바 '뽀글이'로 불리는 플리스 판매도 양호한 분위기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젝시믹스의 11월 1∼4주 차 아우터(외투) 판매량이 66.5% 증가했다. 특히 일교차가 10도 이상 크게 났던 둘째주에는 판매량이 74.1% 뛰었다.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하이넥 점퍼, 후드 집업, 웰론 패딩 등이 꼽혔다. 플리스 아우터 매출도 65.7% 성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세이브더덕'은 11월(26일 기준) 온라인 매출이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발끝부터 보온하려는 소비자들은 브랜드 '어그'가 대명사가 된 털이 붙은 시어링 부츠를 찾았다. Y2K(1900년대 말~2000년대 초 유행한 밀레니얼 패션) 패션 트렌드와 함께 다시 인기를 얻은 어그의 지난달 매출은 1년 전보다 103.3% 뛰었다. 특히 온라인 매출은 225.9% 급증했다. 어그 부츠는 2004년 방영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배우 임수정 씨가 신어 유명세를 탄 바 있다.어그가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성수동에 연 '필하우스(FEEL HOUSE)' 팝업스토어(임시매장)는 나흘간 누적 방문객이 1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어그 관계자는 "제품 판매가 아닌 체험형 행사였음에도 온라인 사전 예약은 시작 30분 만에 전부 매진됐고, 개점 1시간 전부터 100여 명이 넘는 대기줄이 형성되는 등 연일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