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컬처웍스 등 롯데 계열·투자사 희망퇴직 '칼바람'(종합)

실적 부진에 인력 구조조정…"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

실적 위기를 겪는 롯데그룹 계열사와 투자회사가 잇따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영화관 롯데시네마와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지난달 29일부터 근속 3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다.

퇴직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을 근속연수 기준으로 차등 지급하는 조건이다.

롯데컬처웍스가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코로나19 원년인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지속해서 악화하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코로나19로 영화관 관객 수가 급감해 2020년 1천600억원과 2021년 1천320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적자)을 냈다.

지난해에는 인력 구조조정 등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10억원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 전환했으나 올해 1∼3분기에는 다시 60억원 영업손실이 난 상태다. 롯데쇼핑은 지난 6월 말 기준 롯데컬처웍스 지분을 86.37% 보유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29일부터 전 직급별 10년 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퇴직 확정자에게는 최대 27개월 치 급여와 직급에 따른 재취업 지원금 2천만∼5천만원을 차등 지급한다. 롯데마트의 희망퇴직 프로그램 도입도 이번이 세 번째다.

2020년 실적이 좋지 않은 점포 12개를 정리한 롯데마트는 이듬해인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심각한 실적 부진을 겪는 롯데홈쇼핑은 지난 9월 만 45세 이상이면서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TV 시청자 수 감소와 소비 위축 등으로 업황 부진이 심화하자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면세점과 구조적인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12월 나란히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면세점은 대리급 이상 직원 중 근속연수 15년 이상, 롯데하이마트는 근속연수 10년 차 이상 혹은 만 50세 이상 직원을 각각 희망퇴직 대상으로 했다.

희망퇴직은 최근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11번가는 이달 8일까지 만 35세 이상이면서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고, GS리테일도 최근 1977년생 이상의 장기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적자 누적에 재무 위기 이슈가 겹친 11번가는 2018년 법인 설립 이후 처음 가동하는 희망퇴직 프로그램이다.

이커머스 업체 중에서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큐텐 계열사 위메프가 지난 5월 영업직군을 제외한 전 사원 대상으로 3개월치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경기와 소비 침체의 여파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유통업계에서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은 아직 희망퇴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