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하버드·MIT 반유대주의 공식 조사 착수

하원 교육위원장 성명…"자료 확보 위해 소환장 발부도 검토"
미 하원이 대학 총장들의 반유대주의에 대한 모호한 발언으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는 하버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유펜), 메사추세츠공과대(MIT)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한다. 공화당 소속인 버지니아 폭스 하원 교육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번주 초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 엘리자베스 매길 유펜 총장, 샐리 콘블루스 MIT 총장으로부터 청취한 증언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전반적 상황을 고려해 위원회는 이들 3개 대학의 정책 및 교육 과정 전반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한다"며 충분한 자료 확보를 위해 하원이 소환장 발부를 포함한 강제 조치를 활용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앞서 하원 교육 노동위원회는 지난 5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하버드 등 이른바 아이비리그 명문대 안에서 벌어진 일부 학생들의 친(親) 팔레스타인 행보 및 반유대주의 움직임과 관련해 이들 3개 대학교 총장들을 불러 청문회를 열었다. 총장들은 당시 유대인 학살 등과 관련해 모호한 발언으로 일관해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측으로부터 초당적인 비판과 사퇴 여론에 직면한 상황이다.

청문회에서 공화당 엘리즈 스테파닉 의원은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일부 학생들의 과격한 주장이 대학의 윤리 규범 위반이 아니냐고 질의했고, 매길 유펜 총장은 "그런 위협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면 괴롭힘이 될 수 있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며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하버드대 게이 총장 역시 "개인적으로 끔찍한 발언"이라면서도 "하버드는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해 뭇매를 맞았다. 안팎의 사퇴 압박과 비판에 게이 총장은 "교내에서 유대인 학생을 위협하는 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고, 매길 총장도 "유대인 제노사이드는 악이다.

분명하고 간단하다"고 말했지만 들끓는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