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은 크리스마스'…들뜬 분위기 속 인파관리도 강화

미디어파사드·자이언트 트리에 인파 북적…백화점·당국, 안전관리 집중
지난 8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중구 회현동 서울중앙우체국 앞.
맞은편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이 순식간에 까맣게 변하자, 우체국 앞에 모여든 수백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가로 63m, 세로 18m 거대한 스크린으로 탈바꿈한 미디어 파사드에서는 호두까기 병정과 루돌프 사슴, 장난감 기차가 환상의 세계를 여행하는 내용의 영상이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펼쳐졌다.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든 사람들은 말을 아낀 채 촬영에 집중했다.

3분 길이의 '크리스마스 쇼' 감상을 마친 사람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날도 서울 명동은 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경하며 연말 기분을 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전 유성구에서 왔다는 정모(52)씨는 신세계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 제작 담당자가 지난 2021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한 영상을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정씨는 "직접 와서 큰 화면으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예쁘다"며 감탄했다. 동행한 허모(56)씨도 "대전에는 이런 영상이나 장식이 없어서 아쉽다"며 "연말연시 느낌이 제대로 난다"며 웃었다.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라는 정지유, 이서율 양은 "작년에도 이곳에 들러 영상을 봤는데 올해에도 똑같이 영상이 예쁘다"며 즐거워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약 700m 거리의 롯데백화점 본점 주변에서도 들뜬 분위기가 느껴졌다. 화려하게 장식된 15m의 '자이언트 트리'가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평소 명품이 놓였던 쇼윈도 전체는 크리스마스 테마로 꾸며졌다.

인형으로 가득 찬 장난감 가게, 선물 가게 등 다채로운 공간이 마련됐다.

QR코드를 통해 크리스마스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시설도 있었다.

젊은 커플들과 관광객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거나 '셀피'를 찍는 데 여념이 없었다.

백화점 앞 7차로 건너편에서도, 지나는 버스 안에서도 스마트폰을 든 사람이 적지 않았다.
백화점 측은 인파가 지나치게 몰릴 경우를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외부 인도와 차도 사이에 2m짜리 안전 펜스 100개를 설치했고, 모범택시 운전자와 안전요원 등 28명을 배치했다.

롯데백화점도 평일에는 30명, 주말에는 35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측보행 질서를 지켜주세요'라고 쓰인 어깨띠를 매고 '안전요원'이라고 쓰인 명패를 찼다.

경광봉을 들고 시민들이 사진을 찍느라 오랜 시간 멈춰 서면 이들의 통행을 도왔다.

확성기를 사용해 "통행로 확보하겠습니다, 앞으로 이동해주세요"라고 안내했다.

단상 위 트리에는 사람이 몰리면서 일어날 수 있는 낙상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유리 가벽도 세워졌다.

구청과 경찰도 계속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구청은 오는 23∼25일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경찰·소방·명동역 등과 공조해 인파를 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이 기간에는 구청 직원 40여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