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운영자 바뀌는 창원컨벤션센터 고용승계 '진통'

민간기업 대신 경남관광재단 운영…기존 근무자 16명 승계 문제 발생
"위탁업체 직원 고용 승계 근거없어" vs "장기 근무자 전문성 인정해야"
경남을 대표하는 전시·회의시설인 창원컨벤션센터(이하 세코) 운영자가 내년부터 바뀌는 가운데, 자칫하면 일할 사람이 부족한 상태에서 2024년을 시작하게 생겼다. 10일 경남도에 따르면 새해 1월 1일부터 도 출자출연기관인 경남관광재단이 세코를 맡아 운영한다.

경남도, 창원시가 국비를 지원받아 조성한 세코는 2005년 9월 개관했다.

경남도는 세코 개관 후 18년 동안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COEX)을 운영하는 민간기업 '코엑스'에 세코 운영을 맡겼다. 코엑스는 '세코사업단'을 만들어 세코를 관리·운영했다.

그러나 경남관광재단이 새해부터 새로운 세코 운영자가 되면서 코엑스와 자동 계약갱신 형태로 계속 일한 세코사업단 직원 16명은 이달 말 일자리를 잃는다.

이들 중 일부는 세코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일하는 등 16명 대부분이 장기 근무자여서 세코 운영에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남도와 경남관광재단은 아무런 절차 없이 민간위탁업체 직원을 공기관 직원으로 고용을 승계할 근거가 없다며 행정안전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맞춰 필기시험 없이 서류심사, 면접만으로 정규직 경력경쟁 채용을 결정했다.
경남관광재단은 2천㎡ 이상 전시시설(세코 면적 9천㎡)에서 근무했거나, 관광 분야 실무경력자, 관광 분야 근무 경력 공무원 출신을 대상으로 지난달 1일 세코에서 근무할 팀장·과장·대리 16명을 뽑는 공고를 냈다.

그러나 세코사업단 직원 16명 중 6명만 응시했다. 그마저도 2명은 면접에 불참해 최종합격자 9명 중 세코사업단 기존 근무자는 4명만 포함됐다.

채용이 미달하자 경남관광재단은 지난 4일 채용 재공고를 냈다.

세코사업단 기존 근무자들은 경남도, 경남관광재단이 18년간 세코를 운영한 전문성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한 근무자는 "경력을 절반 정도만 인정받으면서 경남관광재단 입사 시 직급이 낮아지고, 경력에 따라 연봉도 1천만원대에서 최대 3천만원대까지 크게 깎인다"고 지적했다.

경남도, 경남관광재단은 "예산 문제와 기존 직원과의 형평성 문제로 경력을 100% 인정해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공공성, 도정과의 연계를 강화하겠다며 올해 말 위탁운영 종료와 함께 2024년 1월 1일부터 세코 운영을 경남관광재단에 맡긴다. 경남도는 세코운영비 명목으로 코엑스에 지급했던 금액과 비슷한 매년 70억원가량을 경남관광재단에 지원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