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 '역대급 장마'에 낙동강 녹조 발생일 60% 줄어

금강은 조류경보 발령일 181일로 작년 3.6배 증가…소양호 녹조 첫 발생도
올해 낙동강 수계 조류경보 발령일이 작년보다 60% 감소했다고 환경부가 12일 밝혔다. 여름에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환경부는 녹조대책이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낙동강 칠서지점에 올해 처음 조류경보가 발령된 6월 8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낙동강 수계 조류경보 발령일(모든 경보 지점 발령일 합)은 267일로 작년(665일)보다 59.8% 감소했다. 특히 낙동강 수계 '경계' 단계 조류경보 발령일은 14일로 작년(206일)의 7% 수준에 그쳤다.

조류경보는 친수활동 구간의 경우 '관심'과 '경계', 상수원 구간은 '관심', '경계', '대발생'으로 나뉘어 발령된다.

올해 전국 조류경보 발령일은 476일로 지난해(743일)에 견줘 35.9% 줄었다. 올해 녹조가 덜 심했던 이유는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1천641.6㎜로 1973년 이후 51년 사이 같은 기간 강수량 중 5번째로 많다.

특히 여름 장마철 남부지방 강수량이 많았는데 남부지방은 장마(6월 25일부터 7월 26일까지) 때 712.3㎜ 비가 쏟아져 장마철 강수량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환경부는 고온 등 '불리한 기상 여건'도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11월까지 올해 전국 평균기온은 15.3도로 작년(15.0도)보다 0.3도 높았다.

낙동강 수계 평균기온은 15.5도로 작년(15.3도)보다 0.2도 높았다.

특히 6~9월 낙동강 수계 평균기온은 25.1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24.6도)에 견줘 0.5도 높았다.

이에 환경부는 낙동강 주변이나 제방 등 공유지에 야적된 퇴비 81%(640개 가운데 518개)를 10월 말까지 수거하고 수거 못 한 퇴비엔 덮개를 씌우는 등 예방 조처와 녹조 제거선 도입 등 사후 대응이 효과를 냈다고 주장했다.

또 5~6월 낙동강 물금매리지점과 칠서지점 녹조 발생이 예상됐을 때 남강댐·창녕함안보·낙동강하굿둑을 통해 유량을 늘리는 등 '댐·보·하굿둑 연계 운영'을 한 것도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환경부 녹조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대표적으로 낙동강 야적퇴비의 경우 남부지방에서 장마가 시작하고 닷새 뒤인 6월 30일까지는 겨우 40%만 수거된 상태였다.

올해 녹조 문제가 없었다고 보기도 힘들다.

낙동강은 조류경보 발령일이 크게 줄었지만, 금강은 181일로 작년(49일)의 3.6배로 늘었다.

금강에서는 대청호와 용담호 녹조가 특히 심각했다.

올여름 용담호엔 2010년 9월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관심 단계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대청호와 용담호는 댐이 건설되며 만들어진 호수로 비가 많이 내려도 댐에서 방류가 이뤄지지 않으면 물이 흐르지 않아 강수의 녹조 저감 효과가 적다.

한강은 올해 조류경보 발령일이 28일로 작년(29일)과 비슷했으나 수도권 식수원인 소양호에 1973년 소양강댐 건설 후 처음으로 녹조가 발생했다. 환경부는 강변 야적퇴비 수거 조처를 내년 금강·한강·영산강까지 확대하고 녹조제거선 19대(대형 16대·소형 3대)를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