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제동원 日사과' 의견서 수정…"일부는 공식 사과 요구" 추가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본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는 내용을 담아 논란이 됐던 유엔 제출 의견서를 지난달 수정해 다시 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의견서 내용을 유지하되 국내 일부 피해자들이 일본의 공식 사과를 여전히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12일 유엔 문서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파비앙 살비올리 유엔 진실·정의·배상 및 재발방지 특별보고관의 방한 결과 보고서와 관련해 8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했던 의견서 수정본을 지난달 14일 유엔에 제출했다.

정부는 강제동원에 대한 '공식사과' 항목 말미에 "일부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은 계속해서 일본 정부와 기업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설명을 새로 추가했다.

나머지 기술 내용은 8월 제출했던 의견서 원본과 동일하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월 한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한 발언도 강제동원 관련 공식사과 항목에 그대로 들어갔다.

해당 발언은 기시다 총리의 사견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국회 등에서는 정부가 이를 공식사과 항목에 넣은 것을 비판했다.

이에 외교부는 실무자 부주의였다는 취지로 해명하며 수정 의견 제출을 유엔 인권이사회 사무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수정 의견서 내용이 앞서 제기된 비판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일본의 공식사과로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그간 일본이 밝혔던 입장을 이 항목에 기술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수정본에 추가한 내용에 대해선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 정부와 기업에 공식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객관적 내용을 새로운 문장으로 추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식민지배 전체에 대한 사죄를 표명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정신을 일관되고 충실하게 계승해 미래 지향적인 양국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