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수영의 첫 연극 '와이프'…"매일 모든 게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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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극작가 입센이 쓴 '인형의 집'은 근대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으로 꼽힌다. 주인공 노라는 한 집안의 아내 혹은 어머니 전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찾아 집을 박차고 떠난다. 19세기 말 발표된 이 작품은 당시 전세계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연극 '와이프'는 '인형의 집'을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 본 희곡이다. 1959년부터 1988년, 2023년, 2046년 등 4개의 시대에 걸쳐 '인형의 집'을 둘러 싼 시선의 변화를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다룬다. 2019년 영국 극작가 사무엘 아담슨이 쓴 작품으로 국내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3관왕에 오르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3년만에 돌아온 이번 무대엔 각각 연극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 송재림과 소녀시대 출신 배우 최수영이 캐스팅됐다. 최수영은 데이지·클레어, 송재림은 로버트·28세 아이바·핀 등을 연기한다. 연출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신유청 연출이 맡았다.
지난 1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첫 연극 도전에 대한 소감을 묻자 최수영은 "매일 모든 게 어렵다"며 "무대 위 동선과 발성 등 모든 것이 새로 경험해보는 것이라 어렵지만 무엇보다 대본과 작품의 깊이를 어디까지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가 가장 어렵다"고 털어놨다.
송재림은 "배우로서 가진 틀을 깰 수 있는 자극을 찾던 중에 연극에 도전하게 됐다"며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성소수자를 비롯한 타인에 대한 이해를 고민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은 '인형의 집'의 마지막 장면인 노라가 떠나는 장면을 인용해 1959년~2046년 각 시대 속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과, 성소수자들의 순탄치 않은 삶을 보여준다. 1988년 서로를 '와이프'라고 부르는 동성 커플 에릭과 아이바, 2023년 합법적으로 결혼한 동성 커플 아이바와 카스 등이 등장한다. 입센의 희곡을 통해 시대가 변하더라도 진정한 나다움을 찾는 과정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신유청 연출은 "입센 희곡에서 노라가 집을 나간 것은 진정한 '나다움'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며 "이 작품 제목 '와이프'는 노라처럼 모두가 옳다고 생각하는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옳음을 지켜내기 위해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를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중년의 아이바를 연기하는 배우 정웅인은 "아이바라는 캐릭터를 통해 삶의 변화가 작게나마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아들로서 삶의 변화를 주는 대본이라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공연은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오는 26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열린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연극 '와이프'는 '인형의 집'을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 본 희곡이다. 1959년부터 1988년, 2023년, 2046년 등 4개의 시대에 걸쳐 '인형의 집'을 둘러 싼 시선의 변화를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다룬다. 2019년 영국 극작가 사무엘 아담슨이 쓴 작품으로 국내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3관왕에 오르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3년만에 돌아온 이번 무대엔 각각 연극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 송재림과 소녀시대 출신 배우 최수영이 캐스팅됐다. 최수영은 데이지·클레어, 송재림은 로버트·28세 아이바·핀 등을 연기한다. 연출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신유청 연출이 맡았다.
지난 13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첫 연극 도전에 대한 소감을 묻자 최수영은 "매일 모든 게 어렵다"며 "무대 위 동선과 발성 등 모든 것이 새로 경험해보는 것이라 어렵지만 무엇보다 대본과 작품의 깊이를 어디까지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지가 가장 어렵다"고 털어놨다.
송재림은 "배우로서 가진 틀을 깰 수 있는 자극을 찾던 중에 연극에 도전하게 됐다"며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성소수자를 비롯한 타인에 대한 이해를 고민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은 '인형의 집'의 마지막 장면인 노라가 떠나는 장면을 인용해 1959년~2046년 각 시대 속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과, 성소수자들의 순탄치 않은 삶을 보여준다. 1988년 서로를 '와이프'라고 부르는 동성 커플 에릭과 아이바, 2023년 합법적으로 결혼한 동성 커플 아이바와 카스 등이 등장한다. 입센의 희곡을 통해 시대가 변하더라도 진정한 나다움을 찾는 과정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신유청 연출은 "입센 희곡에서 노라가 집을 나간 것은 진정한 '나다움'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며 "이 작품 제목 '와이프'는 노라처럼 모두가 옳다고 생각하는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옳음을 지켜내기 위해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를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중년의 아이바를 연기하는 배우 정웅인은 "아이바라는 캐릭터를 통해 삶의 변화가 작게나마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아들로서 삶의 변화를 주는 대본이라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공연은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오는 26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열린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