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2인조, 22년 만에 무기징역 확정

경찰관 총 탈취해 범행 도구로 사용
직원 1명 사망, 범행 21년 만에 검거
대법 "원심 양형 부당치 않아"
2001년 대전 둔산동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권총 강도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이승만이 작년 9월 대전 동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승만은 14일 공범인 이정학과 함께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았다. /사진=연합뉴스
22년 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권총강도' 사건의 피고인들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확정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이날 오전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승만(53)과 이정학(52)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이들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대전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은행 직원 한 명을 권총으로 살해한 뒤 현금 3억원과 100만원권 수표 2매 등을 챙겨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같은 해 10월 순찰 중이던 경찰을 차로 들이받은 후 빼앗은 권총을 범행에 사용했다. 범행 20일 전에는 범행 장소로 이동하는 데 사용할 차량을 훔쳤고, 도주에 사용할 차량을 추가로 훔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고인들은 범행 21년 만인 지난해 8월 검거됐다. 두 사람은 재판 과정에서 서로를 주범으로 지목하며 살인의 직접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1심은 이승만을 주범으로 보고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20년을 선고했다. 이정학에게는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이정학에 대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10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이정학의 범행에 대한 죄책이 이승만보다 크게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며 "누범 기간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은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이승만에 대해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정학에 대한 2심 판결에 대해서도 "상고 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