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ADC 특허 출원 美 위주…국내 기업 경쟁력 강화 필요"

항체-약물 접합체(ADC) 관련 특허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해외 주요 국가에 비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과 특허청은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신약개발을 위한 ADC 특허 분석 결과 발표회'를 열었다. ADC는 항체(antibody)와 약물(drug·payload)이 링커(linker)라는 연결 물질로 화학적으로 결합한 형태의 항암제인데, 최근 이에 관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허가 건수와 임상시험 수가 늘자 두 기관이 관련 특허의 분석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KDDF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비임상과 임상 단계에 있는 ADC 연구개발 과제는 전 세계적으로 1천76개에 달한다.

목성호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특허 빅데이터는 미래 산업과 기술 예측에 필요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시장 지향적 기술정보로서, 연구개발(R&D) 기획 단계에서 객관적인 판단 기준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특히 제약·바이오 분야는 특허 분쟁 우려가 높아 R&D 기획 단계에서 특허 분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묵현상 KDDF 단장도 "최근 특허 문제로 미국 헬스케어 기업 메드트로닉의 국내 인슐린 펌프 개발 기업 이오플로우 인수가 무산됐는데, ADC 분야는 더 무서운 시장"이라며 "사전에 특허를 철저히 분석·검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허법인 리채인사이트 김헌상 변리사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이후로 새 기술이 출현하면서 ADC가 본격적으로 상업화됐다.

미국·일본·유럽·중국·한국의 특허청에 출원된 ADC 관련 특허 3만5천705건 중에선 미국의 출원 건수가 전체의 30%(1만638건)로 가장 많았고, 일본과 중국이 각각 6천746건, 6천618건으로 약 19%의 점유율을 보였다. 국내 출원 건수의 점유율은 14%(5천177건) 정도였다.

김 변리사는 "출원인의 국적 분포를 봤더니 중국 국적 출원인의 자국 내 ADC 관련 출원이 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나라도 ADC에 관심이 많고 연구개발도 하지만,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최근 3년 내 많이 출원한 걸 제외하면 건수로 봤을 때 활발히 개발하고 있는 다른 기업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ADC 기술 개발의 저변을 확대해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김 변리사는 강조했다. 한편 KDDF는 'ADCaptain(에이디캡틴) 프로젝트' 등을 통해 국내 항체·링커·약물 전문 기업과 공동 연구하며 세계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ADC 항암신약 개발을 돕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