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권력강화 속 5년 전보다 당 중앙위 직접 인맥은 줄어"

SCMP "시진핑, 당 엘리트들과 관계 구축서 정치국 상무위원들에 더 의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에 성공하며 장기 집권 길을 닦은 가운데 중국 공산당 최고 영도기관인 중앙위원회 위원들과의 직접 인맥은 5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 주석이 공산당 내 정치적 엘리트들과 관계 구축에서 자신의 최측근들로 구성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더욱 의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CMP는 지난 16일 자체 분석 결과 예비 위원을 포함해 376명으로 구성된 20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 중 시 주석과 학연, 지연, 근무 이력 등에서 '직접 관계'를 맺은 이는 49명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 주석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 당 최고 권력 기구인 중앙정치국 상무위 위원들과 중앙위원회 위원들 간 직접 관계 전체 사례의 22%를 차지하는 것으로, 5년 전의 32%에서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이같은 결과는 중앙정치국 상무위 위원들과 직접 관계를 맺은 중앙위원회 위원의 수가 5년 전 131명에서 현재 226명으로 70% 이상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에 성공한 후 1인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의 최측근들로 구성된 중앙정치국 상무위 위원들의 중앙위원회 내 인맥도 확대된 것이다.

중앙위원회는 당원 9천800만명인 중국 공산당의 최고 영도기관이다. 이들 중에서 시 주석은 리창, 차이치, 딩쉐샹, 리시를 새롭게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발탁해 기존 왕후닝, 자오러지와 함께 20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꾸렸다.

SCMP는 리시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중앙위원회 위원 46명과 직접 관계를 맺어 시 주석(49명)에 이어 두번째로 중앙위원회 내 인맥이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차이치 당 중앙서기처 서기는 42명, 리창 총리는 39명, 딩쉐샹 부총리는 15명과 직접 관계를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19기에 이어 20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발탁된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의 인맥은 19기 중앙위원회 12명에서 20기 중앙위원회 21명으로 늘어났고, 마찬가지로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의 인맥은 7명에서 15명으로 각각 확대됐다고 전했다.

반면 지난 10월 돌연사한 리커창 전 총리는 19기 중앙위원회 내 직접 관계를 맺은 위원이 24명에 불과했다.

SCMP는 "이는 현재 중앙정치국 상무위 모든 위원이 시 주석과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고 시 주석이 그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중앙위원회 위원들과 시 주석의 개인적 유대는 이전보다 덜 직접적이라는 의미"라며 "시 주석은 하급 권력자들과 관계 구축에서 측근들에 더 의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대 한 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이유 중 하나는 시 주석이 개인적으로 아는 정치적 엘리트들이 공식 은퇴 연령에 도달했거나 넘어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SCMP에 "시 주석은 쑹타오와 샤바오룽 등 간부들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은퇴 연령을 연장했지만, 이는 예외적이며 그들은 중앙위원회에서 물러났다"고 짚었다.

이어 "시 주석이 핵심 자리 추천을 위해 가장 신뢰하는 부하들에게 갈수록 더 의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존 번스 홍콩대 명예교수는 시 주석과 관련된 이들이 중앙위원회에 많기는 하지만 중국 최고위층의 정치는 역동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CMP에 "시 주석이 자기 사람들을 최고위직에 앉혔지만, 그들 각자가 야심을 품은 채 자신들의 부하들을 데리고 왔다"며 "이는 중국 최고위층 정치에 불안감을 안긴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