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주 새 이민법에 멕시코 대통령 "美연방정부 권한 침범"

이의 제기 외교 절차 진행 방침…"텍사스에 멕시코 출신 얼마나 많은데…"
미국 텍사스주의 이민법 제정이 연방정부의 불법 이민자 체포·구금 권한을 침범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 대통령이 "외교적인 방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텍사스주 새 법안에 대한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하는 한편 중남미 이민자를 위한 방어 조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미국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전날 불법 월경 이민자를 주 사법당국에서 직권으로 체포하고 구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이민법 'SB4'에 서명해 공포했다.

내년 3월부터 시행 예정인 이 법은 텍사스주로 들어온 불법 입국·재입국 이민자에 대해 최대 징역 20년까지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담았다. 불법입국자는 이미 연방법에 따른 처벌 대상이지만, 애벗 주지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에서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다"며 별도의 주(州) 법률을 제정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텍사스 주지사가) 미국 연방정부 권한을 침범하고 미국 대통령 직무를 빼앗으려 한다"며 "(이민 정책은) 외교적 사안이며, 이는 명백히 연방정부 소관"이라고 강조했다.

텍사스주의 이른바 '수중 장벽' 설치 당시 애벗 주지사를 강하게 비난했던 멕시코 대통령은 이번에도 "지지자들의 인기를 얻고 싶어서 그런 식으로 행동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며 "텍사스에 멕시코 출신이 얼마나 많으냐. (애벗 주지사는) 그들로부터 공감을 잃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아가 "이 사람(애벗)은 이 추운 겨울에 이민자를 구금하라고 명령하고, 그들을 뉴욕에 데려가 민주당 정치인 자택 앞에 (이민자를) 버려두고 온다"며 "이는 비인간적인 행태"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