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푸틴에 맞서나…내년 러시아 대선 도전자 벌써 16명(종합)

슬루츠키 의원, 언론인 둔초바, 군사블로거 기르킨 등 출마 선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 지금까지 16명이 출사표를 내민 것으로 확인됐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엘라 팜필로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지금까지 16명의 후보에게서 대선 출마 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신청한 사람은 푸틴 대통령이다.

지난 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푸틴 대통령은 무소속으로 출마할 요건을 갖춘 뒤 지난 18일 선관위에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러시아 하원 다수당(450석 중 325석) 통합러시아당은 지난 17일 전당대회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해 지지를 선언하며 그의 연임 도전에 힘을 실었다.

정의러시아당(27석)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선거에서 승리하면 2000년과 2004년, 2008년, 2012년, 2018년을 이어 집권 5기를 열고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한다. 푸틴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친정부 성향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은 전날 당 대표이자 하원의원인 레오니트 슬루츠키를 대선 후보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실패로 돌아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에 참여한 러시아측 대표 중 한 명이었고, 2018년 BBC 기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슬루츠키는 "러시아 대통령(푸틴)의 표를 빼앗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출마와 관계없이 푸틴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에는 반정부 성향 40대 여성 언론인이자 변호사인 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투옥된 러시아 정부 비평가들의 석방 등을 주장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극단주의 혐의로 체포돼 구금 중인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 이고르 기르킨은 지난달 19일 텔레그램을 통해 대선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에서 형사사건의 피고인 신분이라도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지만 유죄를 선고받으면 선거 운동을 벌일 수 없다.

이밖에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 반대하는 야권 정치인 보리스 나데즈딘, 2018년 대선에도 출마했던 야블로코당 대표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인플루언서 라다 루스키흐 등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후보 요건을 갖추기 위해 웹사이트 등을 통해 지지 서명을 받고 있다.

대선 후보가 되려면 이달 27일까지 선관위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편 러시아 중앙선관위는 내년 대선에 모스크바 등 29개 지역에서 원격 전자 투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온라인으로 투표하려는 유권자는 내년 1월 29일부터 3월 11일까지 미리 신청해야 한다. 러시아가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 전자 투표를 시행한 적은 있지만 대선은 처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