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떠나는 라틴 표심에 웃는 트럼프…여론조사 우세

라틴계 트럼프 지지율 39%로 바이든에 5%P 앞서
흑인·젊은층도 이탈, 제3후보로 변심…트럼프 반사이익
미국에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세력이자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 중 하나였던 라틴아메리카계(히스패닉) 유권자들의 표심이 움직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일간 USA투데이와 서포크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라틴계 유권자 중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39%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 34%를 5%포인트(P) 앞섰다.

2020년 대선에서 라틴계 유권자 65%의 표를 얻으며 당선했던 것에 비춰보면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거의 반토막 난 셈이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한 라틴계 유권자 비율은 32%였다. 지난해부터 라틴계 인구의 표심이 바이든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는 신호는 여러 차례 감지됐다.

지난 달 미 경제매체 CN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라틴계 유권자들의 바이든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은 28%로, 두 달 만에 7%P 하락했다.

이 같은 라틴계 유권자의 변심은 민주당에는 흑인과 라틴계, 35세 미만 유권자라는 핵심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등으로 여겨진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흑인 유권자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63%로,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1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2020년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 87%가 바이든 대통령에 투표했던 것에 비하면 감소했다.

35세 미만 젊은 유권자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 37%, 바이든 대통령 33%로 역전됐다.
다만 이탈한 표심이 곧장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틴계와 흑인, 35세 미만 유권자의 20%가량이 제3의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 답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그러나 이미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무너지면서 지지율 2위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사 이익을 누리는 상황이다.

데이비드 팔레올로고스 서포크대 정치연구센터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흑인 지지율을 더 올리진 못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던 흑인 유권자들이 제3의 후보로 떨어져 나가면서 지지율 격차를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층이나 유색인종이 '제3의 정당'에 투표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에 반대표를 던지는 셈이고,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결집력이 높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비해 낮은 결집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부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형사 기소 되는 등 여러 사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데도 지지세력은 더 결집하는 모양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후보를 얼마나 열정적으로 지지하느냐는 물음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의 44%가 가장 높은 강도 '10'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 중 '10'이라고 답한 비율은 18%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달 26∼29일 유선 및 휴대전화를 통해 이뤄졌다. 오차 범위는 ±3.1%P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