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진으로 우리나라 지하수도 최대 1m '출렁'

지질자원연구원, 문경 관측소서 수위 변화 첫 '실시간 초 단위 분석'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에서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발생한 규모 7.6 강진으로 우리나라 지하수 수위가 최대 1m가량 출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환경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번 지진에 따른 영향 분석 결과, 경북 문경 지하수 관측소에서 최대 107cm의 수위 변화가 확인됐다.

관측된 시간은 지난 1일 오후 4시 13분 49초로,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한 4시 10분에서 3분 정도 뒤이다.

진앙에서 문경까지의 거리는 약 800㎞다. 지하수 수위는 4시 13분부터 4시 27분까지 약 14분간 크게 출렁였는데, 최대 진폭은 107.1cm였다.

수위 변동은 3시간가량 지속됐다.

일본 강진이 한반도 지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 지질자원연구원은 문경과 강릉 등 전국 11곳에 지진 감지·분석을 위한 지하수 관측소를 운영하고 있다.

문경 관측소에서 지하수 수위 변화가 관측된 건 이 관측소에 실시간 초 단위 분석이 가능한 장비가 최근 설치됐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강진으로 인한 국내 지하수 수위 변화가 초 단위로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원 측은 진앙 지점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지반을 통해 전파되면서 지하수 대수층 주변 암석과 빈 공간 등에 압력 변화가 일어났고, 이것이 지하수 수위 진동 형태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 2월 튀르키예의 규모 7.8 강진 때도 3∼7cm의 우리나라 지하수 수위 변동이 관측되기도 했다.

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강한 지진으로 지하수가 크게 출렁이면 석유 비축기지나 방사성 폐기물 저장소처럼 지하 깊은 곳에 저장하는 시설물이 영향을 받거나 지하수 수량 및 오염 등의 수질 변화, 지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