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중동행 블링컨…'이스라엘·레바논 전쟁 막아라'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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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3인자 암살'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폭격 후 전운
전문가 "블링컨, 레바논 정치적으로 달랠 거의 마지막 기회"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새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특명을 안고 4일(현지시간) 중동 방문길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후 벌써 4번째 중동행이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문을 두고 지금까지 일관되게 해왔던 것처럼 확전을 막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나왔다. 가자 전쟁 발발 약 석달이 지난 현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선 일부 병력을 철수하는 등 저강도 장기전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전선은 오히려 레바논 등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방에서 테러 단체로 지정된 헤즈볼라는 레바논 유력정당으로 성장했다.
이스라엘 공군 기지와 보병부대를 겨냥할 수 있는 정밀 유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이스라엘 입장에선 하마스보다 훨씬 강력한 적이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레바논 접경지역에서 헤즈볼라와 교전을 벌였다.
헤즈볼라가 무력도발하면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하는 악순환이 이어졌지만 그 범위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다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정체불명의 무인기 공격으로 하마스의 정치국 부국장이자 전체 서열 3위로 알려진 살레흐 알아우리가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배후가 유력한 상황이다.
알아우리의 죽음은 2013년 이후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실행한 첫 암살 작전이라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전했다.
최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접경지역에서 헤즈볼라의 주둔과 움직임을 더는 용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가자 전쟁 후 이스라엘 내 안보 의식이 고조되면서 헤즈볼라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06년 정전 후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준수하라는 요구를 분명히 한 것이다.
결의안은 헤즈볼라에 이스라엘 국경에서 북쪽으로 약 29㎞ 떨어진 리타니강 이남 주둔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이스라엘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북부 상황은 달라져야만 하고 달라질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외교로 상황을 바꾸는 데 합의한다면 아주 좋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 정부는 그동안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도 확전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달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분쟁이 레바논으로 확대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개전 초기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 초기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선제공격하려다 미국의 만류로 철회했다는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지난달 나왔다.
그러나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인 홍해에서도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이 민간 선박을 공격한 데 이어 미군과도 직접 교전을 벌이는 등 긴장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블링컨 장관의 방문이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베이루트 공격 이후 이스라엘을 향해 "레바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면 어떠한 제한도 규칙도 구속도 없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에서 팔레스타인 문제 담당 국장을 지낸 마이클 밀슈타인은 그동안 하마스에 실질적인 지원과 말뿐인 지원 사이에서 팽팽한 줄타기를 해왔던 헤즈볼라가 알아우리 사망 후 더 어려운 딜레마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밀슈타인은 뉴스위크에 블링컨 장관의 방문이 "레바논에서의 정치적 움직임을 촉진시킬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라면서도 "낙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의 중동 방문 후에도 나스랄라가 포기할 것 같지 않다며 군사적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게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밀슈타인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헤즈볼라가 이를 포기하지 않고 유연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레바논 접경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군사조치가 필요하다는 광범위한 합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국장을 지낸 마이클 앨런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로부터 더 이북으로 물러나겠다는 보장을 받을 수 없다면 이스라엘은 레바논 더 안쪽을 겨냥할 것이고 헤즈볼라 지도부도 곧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전문가 "블링컨, 레바논 정치적으로 달랠 거의 마지막 기회"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새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특명을 안고 4일(현지시간) 중동 방문길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후 벌써 4번째 중동행이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문을 두고 지금까지 일관되게 해왔던 것처럼 확전을 막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나왔다. 가자 전쟁 발발 약 석달이 지난 현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선 일부 병력을 철수하는 등 저강도 장기전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전선은 오히려 레바논 등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방에서 테러 단체로 지정된 헤즈볼라는 레바논 유력정당으로 성장했다.
이스라엘 공군 기지와 보병부대를 겨냥할 수 있는 정밀 유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어 이스라엘 입장에선 하마스보다 훨씬 강력한 적이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레바논 접경지역에서 헤즈볼라와 교전을 벌였다.
헤즈볼라가 무력도발하면 이스라엘이 보복 공격하는 악순환이 이어졌지만 그 범위는 제한적이었다. 그러다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정체불명의 무인기 공격으로 하마스의 정치국 부국장이자 전체 서열 3위로 알려진 살레흐 알아우리가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배후가 유력한 상황이다.
알아우리의 죽음은 2013년 이후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실행한 첫 암살 작전이라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전했다.
최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접경지역에서 헤즈볼라의 주둔과 움직임을 더는 용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가자 전쟁 후 이스라엘 내 안보 의식이 고조되면서 헤즈볼라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06년 정전 후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준수하라는 요구를 분명히 한 것이다.
결의안은 헤즈볼라에 이스라엘 국경에서 북쪽으로 약 29㎞ 떨어진 리타니강 이남 주둔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이스라엘 차히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북부 상황은 달라져야만 하고 달라질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외교로 상황을 바꾸는 데 합의한다면 아주 좋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 정부는 그동안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도 확전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달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분쟁이 레바논으로 확대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개전 초기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 초기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선제공격하려다 미국의 만류로 철회했다는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지난달 나왔다.
그러나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인 홍해에서도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이 민간 선박을 공격한 데 이어 미군과도 직접 교전을 벌이는 등 긴장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블링컨 장관의 방문이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베이루트 공격 이후 이스라엘을 향해 "레바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면 어떠한 제한도 규칙도 구속도 없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에서 팔레스타인 문제 담당 국장을 지낸 마이클 밀슈타인은 그동안 하마스에 실질적인 지원과 말뿐인 지원 사이에서 팽팽한 줄타기를 해왔던 헤즈볼라가 알아우리 사망 후 더 어려운 딜레마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밀슈타인은 뉴스위크에 블링컨 장관의 방문이 "레바논에서의 정치적 움직임을 촉진시킬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라면서도 "낙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의 중동 방문 후에도 나스랄라가 포기할 것 같지 않다며 군사적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게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밀슈타인은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헤즈볼라가 이를 포기하지 않고 유연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레바논 접경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군사조치가 필요하다는 광범위한 합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국장을 지낸 마이클 앨런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로부터 더 이북으로 물러나겠다는 보장을 받을 수 없다면 이스라엘은 레바논 더 안쪽을 겨냥할 것이고 헤즈볼라 지도부도 곧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