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갈 데 없다"…가자지구 60%에 대피명령

이스라엘군의 작전 지역 확대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면적의 60%에 대피 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ABC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소셜미디어와 전단지 등으로 발표한 대피 경고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처럼 가자지구의 많은 지역이 대피 대상 지역이 되면서 가자지구 인구의 85% 이상인 약 190만명이 원래 살던 곳을 떠나 피란민이 됐다고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는 집계했다.

그 결과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안전 지역에 엄청난 수의 피란민들이 몰려들고 있고, 대피소와 난민 텐트촌 등은 '인구 폭발'을 겪고 있다.

UNRWA의 줄리엣 투마 국장은 전쟁 전 인구가 15만명인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이제 약 100만명이 살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라파는 역사적으로 가자지구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한 곳이었다"며 "라파에는 이처럼 거대한 규모의 피란민 유입을 감당할 민간 인프라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대피소도 사람이 엄청나게 너무 많아서 더 이상 인원을 수용할 수 없다. 따라서 사람들은 가능한 곳 아무 데서나 살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군이 대피 대상 지역을 나날이 넓힌 결과 피란을 가서 도착한 곳마저 대피 대상 지역이 돼서 다시 피란길에 오르는 주민도 부지기수다.가자지구 북부의 가자시티에 살던 무함마드 알리얀과 그의 가족은 걸어서 남부의 칸 유니스까지 대피했지만, 도착했더니 하늘에서 떨어진 이스라엘군 전단지가 다시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고 ABC에 말했다.

라파로 향하던 그는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나. 갈 곳이 더 남아 있지 않다"고 한탄했다.

미 조지타운대 국제이민연구센터의 엘리자베스 페리스 박사는 이처럼 전례 없는 대규모의 인구 이동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우선 피란민들은 집 등 재산과 생업을 잃고 떠돌면서 빈곤에 빠지며 신체적 안전과 정신 건강이 위협받게 된다.

특히 여러 차례 거처를 옮길 경우 후유증이 더 심해지며, 어린이들은 이 과정에서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된다고 페리스 박사는 설명했다.

한 유엔 전문가는 이스라엘군의 대피 명령이 부정확하고 스스로 모순될 때가 있으며, 가자지구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전력과 통신망에 과의존한다고 지적했다.(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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