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 '현실 닮아가는' 메타버스, 올해도 구름 인파

AR 글라스·촉각 및 청각 설루션 등에 주목
메타버스는 수년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서 떠오르는 기술 중 하나였다. 올해는 최대 관심사 자리를 인공지능(AI)이 차지했지만, 메타버스 기업들은 여전히 진화를 거듭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10일(현지 시각)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와 스타트업 전용관 '유레카 파크' 등 CES 주요 전시장의 메타버스 체험 부스에는 다시 구름 인파가 몰렸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증강현실에 주목했는데, 휴고 스와트 퀄컴테크놀로지스 부사장 겸 확장 현실(XR) 총괄 매니저, 영 킴 메타 가상현실(VR) 기기 파트너십 부문 부사장 등이 참석한 콘퍼런스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대만의 에이수스, 중국의 TCL 등이 경쟁에 합류한 가운데, 이 부문 1위인 중국의 엑스리얼(XREAL) 부스 앞에는 장사진이 펼쳐졌다.
엑스리얼은 CES 2024에서 USB-C 타입 충전단자에 기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AR 글라스 에어 2 시리즈를 전시했다.

3차원 카메라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최고급 모델인 에어 2 울트라는 손가락 당 다섯 마디로 나눠 움직임을 포착한다. 최대 주사율은 120㎐, 시야각(FOV) 52도였고 무게도 80g에 불과해 선명한 화질의 콘텐츠를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었다.

'선글라스 모양 프로젝터'에 가까웠던 전작 대비 기술에서는 발전했지만,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에는 아직 한계가 있었다.
네이버의 스타트업 양성조직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와 카카오벤처스의 투자를 끌어낸 광학렌즈 전문기업 '레티널'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기업간거래(B2B), 기업·정부 간 거래(B2G) 등에서 활용되는 AR 글라스를 공개했다. 핀미러 방식의 렌즈(안경알) 설루션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프로젝터 렌즈 제작에 활용되는 플라스틱 사출 공법을 활용해 기기의 제작 효율을 높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급망을 갖췄고, 제품 양산 준비를 알리기 위해 CES를 찾았다"면서 "올해 5만 대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 기업인 피앤시솔루션은 별도 기기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AR 글라스 '메타렌즈 2'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SK텔레콤 등 SK 계열사들과 기업간거래(B2B)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촉각·청각 설루션에서는 스타트업들이 각축전을 벌였다.

3년 연속 CES에 나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창업기업 '비햅틱스'는 진동 모터가 부착된 조끼 '택트수트'와 촉각 보조장치 '택트글러브'를 공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메타 퀘스트, 스팀에서 게임 250개 이상을 즐길 수 있고, 4월부터는 플레이스테이션 VR도 지원한다"면서 "센서 성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어퍼런스는 물리적 진동 없이 신경계 자극을 통해 촉각 피드백을 전달하는 장갑 '팬텀'을, 햅트엑스는 가상현실과 로보틱스를 결합한 장갑 'G1 시스템'을 선보였다.
국내 오디오테크 스타트업 '가우디오랩'은 실시간 소음 제거 설루션 '저스트 보이스'로 2년 연속 CES에서 수상했다.

메타버스 환경에서 인공지능(AI) 음원 분리 기술을 활용해 잡음 및 소음을 실시간으로 분리하며, 사운드 생성 인공지능 '폴리'(FALL-E)로 효과음을 추가하고 기기 특성을 고려해 입체적인 음향을 구현하는 '공간 음향' 기술로 몰입도를 높였다.
원콤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용 컨트롤러 '듀얼센스'에 최고혁신상을 받은 시각장애인용 키보드 '핀틴'을 적용하는 등 메타버스 시장으로의 확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피트니스 테크 스타트업 '구스랩스'는 메타버스 홈 트레이닝 플랫폼 '피바'(FIVA)를, 리빌더AI는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과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물이나 공간을 3차원(3D) 환경에 재구성하는 설루션을 각각 선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