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 제공 10억 달러 규모 무기 행방추적 실패

국방부 "불법 전용 증거 없다"…우크라 추가 지원에 악재

미국이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10억 달러(약 1조3천141억원) 규모의 무기 행방을 찾지 못했다고 AP 통신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 감찰관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17억달러(약 2조2천346억원) 규모의 무기와 군사 장비 가운데 59%의 소재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행방불명 무기는 휴대용 미사일, 자폭 무인기(드론), 야간 투시경 등 거의 4만개에 이른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이 제공한 첨단 재래식 무기들을 우크라이나가 불법적으로 전용했다고 믿을 만한 증거는 없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미국 무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은 이들 무기가 도난당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지만 미국의 군사 원조가 유용되는 것을 막겠다는 지난 2년간의 정부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들 무기가 전장에 미치는 영향과 민감한 기술이 적용된 점, 비교적 소형인 점을 고려할 때 무기 밀매범들이 눈독을 들일 수 있는데 제대로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감찰관은 국방부의 제한된 인력으로 인한 모니터링 부족, 우크라이나 내 이동 제한, 내부 통제 부족 등을 지적했다. 이번 감사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614억 달러·약 81조원)와 이스라엘(143억달러·약 19조원) 군사 지원 등을 패키지로 묶은 1천50억 달러(약 138조원)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