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재 중국대사 "대만독립 지지시 심연의 끝으로 밀려날 것"

대만 대선 전 기고문서 "호주-대만 관계, 대중 관계 훼손할 수 있어…오판 말라"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호주 주재 중국 대사가 호주 언론 기고문을 통해 호주가 차기 대만 정부와 관계에서 '오판'을 하게 되면 호주 국민은 '심연의 가장자리로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 논란이 예상된다. 샤오첸 호주 주재 중국 대사는 12일(현지시간) 오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온라인판에 '중국의 경고, 호주인들이 심연으로 밀려날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올렸다.

그는 중국과 대만은 역사적으로나 현 정세로 볼 때 하나의 중국으로 묶여 있다며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 문제이고 이는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샤오 대사는 이어 "대만의 민진당 당국은 분리주의적 입장을 취하고 외부 세력과 결탁해 대만을 분열시키기 위한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해 왔다"며 노골적으로 민진당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부 국가가 '대만을 이용한 중국 봉쇄'라는 카드를 사용하려고 대만 독립 분리주의 세력을 비호하고 지원함으로써 현 상황을 변화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샤오 대사는 "호주 특정 세력이 '대만 독립'을 용인하고 지지하는 것은 터무니없고 위험한 일"이라며 "중국의 내정을 호주 안보와 연결하는 것은 비논리적이고 호주에도 해롭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주가 대만 분리주의 세력과 묶인다면 호주 국민은 심연의 가장자리로 밀려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샤오 대사는 또 호주와 대만의 관계가 호주와 중국의 관계를 '의심할 여지 없이' 훼손할 수 있다며 "이것에 대해 어떤 '오판'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이 기고문이 대만 선거에 대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의 발언에 대해 경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최근 대만 선거를 언급하며 "모든 사람이 민주적 선거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대만인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가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만 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극심한 무역 갈등을 겪던 중국과 호주는 지난해 앨버니지 총리가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무역 문제에서는 해빙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호주가 미국, 영국과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체결하고 태평양에서 중국 활동을 경계하기 위해 핵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태평양에서 양국의 군사적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호주 의원단이 대만을 공식 방문하고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가 대만을 찾아 "자유를 추구하는 대만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