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세계 평화 정상회의 함께 열자" 스위스에 제안

스위스 대통령 "폭넓은 지지 받는 정상회의 개최 희망"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립국 스위스에 세계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스위스는 되도록 많은 국가가 참여하는 회의라는 조건을 붙여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비올라 암헤르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스위스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개최국 정상을 만난 자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정상급 회의인 '세계 평화회의'를 공동 개최해 달라고 스위스에 제의했다고 알리면서 "스위스에서 열릴 평화회의 개최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화회의가 '전쟁의 끝은 정의롭다'라는 점을 정의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계 평화회의에 러시아도 초청 대상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우리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열려 있다"면서 "남반구 국가들도 동참하길 바라며 중국의 참여도 바란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사실상 '초청 불가' 입장을 드러내면서도 중국의 참여를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회견장에 함께 나온 암헤르트 스위스 대통령은 "되도록 많은 국가가 참여해 폭넓은 지지를 받는 정상회의를 열고 싶다"고 밝혔다.

암헤르트 대통령은 "성공적인 정상회의를 열 수 있는 시기가 오면 우리는 공동 개최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정의로우면서 오래 지속되는 평화가 찾아오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은 세계 평화회의 개최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즉각적인 회의 추진을 염두에 둔 듯한 모습이지만, 스위스는 되도록 많은 국가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놓고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회의를 개최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오후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행사장에서 특별연설한다.

같은 날 오전 리창 중국 총리가 동일 장소에서 특별연설 연단에 오를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세계 평화회의에 중국의 참여를 바란다고 밝힌 만큼 다보스포럼 기간에 리창 총리를 직접 만나 관련 제안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의 반응은 미지수다.

전날부터 다보스에서 우크라이나와 주요 서방국 국가안보 보좌관들이 우크라이나 평화 공식 회의를 열고 있지만 초청을 아예 받지 못한 러시아는 물론 중국 측도 불참한 상태다.

중국은 스위스와의 양자관계 발전에는 관심을 보였다. 전날 스위스에 도착한 리창 총리는 비올라 암헤르트 스위스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열고 양국 간 여행비자 절차를 간소화하고 2013년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하기 위한 회담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