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혼인을 넘어 사회적 관계로…가족 개념은 어떻게 변했나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사회사전 - 가족과 친족' 펴내
가족은 남녀 한 쌍의 부부로부터 자녀가 태어나 부모와 자녀 관계를 형성하면서 이뤄지는 집단을 뜻한다. 혼인이나 혈연관계를 바탕에 둔 생활 공동체인 셈이다.

그러나 '가족'을 대신해 자주 쓰이는 '식구'는 지칭하는 범위가 더 넓다.

한솥밥을 먹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나온 이 단어는 동고동락하는 사람의 집합을 강조하기도 한다. 직장에서 '우리 부서에 새 식구가 들어왔다'고 말하는 게 대표적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와 관련해 "전통사회에서 혈연적 관계를 중시하던 것에서 현대사회에는 사회적 관계로까지 가족이 확장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박물관이 17일 발간 사실을 알린 '한국민속사회사전 - 가족과 친족'은 사회 변화에 따른 가족과 친목 문화의 변화 양상과 의미를 정리한 자료집이다. 사전은 혼인 체계, 상속제도, 가족법 등과 관련한 표제어 488개를 다룬다.

예컨대 1인 가구를 한 명이 단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생활 단위로 규정하면서 "중립적이면서도 결혼 여부나 상태와 상관없는 용어로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한다.

부부와 미혼 자녀가 따로 거주하는 가족 형태의 '분거가족', 자녀들이 떠난 후 부부만 거주하는 가족 형태인 '빈둥지가족'에 대한 내용도 사전에 담겼다.
사전에서는 가족 구성원 간 촌수와 정확한 호칭 등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영국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등재돼 주목받은 '누나', '오빠', '언니' 등에 대한 설명은 물론, '나'를 기준으로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칭호도 상세히 설명한다.

보통 '삼촌'은 아버지의 남자 형제를 이르거나 부르는 친족 용어지만, 제주도에서 남녀 구분 없이 친족과 마을의 웃어른을 '삼촌(삼춘)'이라 통칭하는 점도 흥미롭다.

이 사전은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내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의 8번째 주제에 해당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가족의 근간이 되는 혼인 체계, 상속제도, 가족법, 가정의례, 설화 등을 집대성해 가족과 친족 문화의 특징과 의미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