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I폰 갤럭시 S24, '최대 라이벌' 애플과 차별화 기회"

FT "애플 대비 기술적 우위 가질 것으로 보여"
삼성, 지난해 애플에 내준 스마트폰 출하량 1위 '탈환' 시도
노태문 "AI 기술이 주류로 들어오는 새 시대의 시작"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애플에 뒤진 가운데, 이번에 출시하는 인공지능(AI) 기술 탑재 스마트폰 갤럭시 S24로 애플과 차별화에 성공할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브라이언 마 애널리스트는 "(안드로이드 개발사인) 구글이 AI 분야에서 큰 우위를 점한 반면 애플은 이 분야에서 현저히 조용했다"면서 "삼성전자로서는 최대 라이벌 애플과 차별화할 기회"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몇 년간 지지부진한 스마트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AI에 의지하고 있으며, 갤럭시 S24 출시로 애플 대비 기술적 우위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FT의 진단이다.

애플이 통상적으로 신기술 채택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출시는 약 9개월 뒤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도 최근 뉴스레터를 통해 "애플은 AI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향후 몇 달간 시장에 이러한 결점을 부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가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가운데 AI 활용 가능 휴대전화의 비중이 올해 5%에서 2027년 45%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다른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향후 약 2년간 AI폰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보기도 했다.

카날리스의 차우셩윈 애널리스트는 "생성형 AI는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제품전략에 필수적"이라면서 "삼성전자는 단순히 하드웨어를 넘어서 제품 혁신과 사업모델을 통해 애플과 경쟁하고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시장 주도권을 확장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최근 평가했다. 다만 이미 대다수 스마트폰에 AI 기능이 일정 부분 포함된 만큼, 갤럭시 S24로 소비자들의 휴대전화 규제 주기가 바뀔지에 의문을 표하는 의견도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가된 AI 기능이 충분히 강력하다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AI폰이 자동차·가전 등 다른 기기와 연결될 경우 전체적인 정보기술(IT) 기기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IDC는 스마트폰 시장 부진 속에 애플의 작년 출하량이 2억3천460만대(20.1%)로 삼성전자(2억2천660만대·19.4%)를 앞섰다고 최근 밝혔다. 이 조사에서 애플이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삼성전자가 1위를 놓친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 공개 행사를 열고 'AI폰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갤럭시 S24는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자체적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적용했으며 실시간 통번역 등이 가능하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갤럭시 S24 출시를 통해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애플에 뒤졌던 출하량에서 다시 역전을 기대하고 있으며, 노 사장은 AI는 유행이 아니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시대와 같이 인간과 기술 간 관계에 지각 변동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갤럭시 S24를 통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 전망치 5∼6%를 넘어서기를 바란다면서 "갤럭시 S24는 AI 기술이 주류로 들어오는 새 시대의 시작을 나타낸다.

전 세계 휴대전화 산업을 재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신제품에 구글 제미나이 AI 모델 등을 이용하는 것과 관련해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용자 경험"이라면서 "우리는 모바일 산업의 신 영역에서 파트너사와의 협업에 언제나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