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춘투 시작…재계 "물가 웃도는 임금 인상"에 노조 "5% 이상"

노사 포럼 개최…기시다 총리도 노사정 회의에서 "작년 웃도는 임금 인상 요청"
일본 정부가 물가와 임금의 '안정적 상승 선순환'을 위해 재계에 작년을 웃도는 임금 인상을 요청한 가운데 봄철 임금 협상인 춘투(春鬪)가 24일 시작됐다.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이날 도쿄에서 재계와 노동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노사 포럼을 개최했다고 현지 방송 NHK 등이 보도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은 이날 행사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올해는 작년 이상의 결의로 물가 상승에 뒤지지 않는 임금 인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게이단렌과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며 기업에 임금 인상을 촉구했다.

대기업을 회원사로 둔 게이단렌은 이미 지난 16일 회원사들이 올해 임금을 4% 이상 올려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3% 이상의 기본급 인상에 정기 승급분을 포함해 5%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임금 인상은 일본 정부가 앞장서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장기간 지속된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탈피를 위해 물가 상승을 웃도는 임금 상승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2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노사정 회의에서 물가 상승을 웃도는 구조적 임금 인상 실현을 위해 "작년을 웃도는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춘투에서 종업원 1천명 이상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전년보다 1.4% 포인트 증가한 3.6%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3%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에 못 미치면서 일본 노동자의 실질 임금은 지난해 11월까지 20개월 연속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초점은 기본급 인상"이라며 "20개월 연속 마이너스인 실질 임금을 플러스로 전환하려면 지난해를 뛰어넘는 기본급 인상이 불가결하다"고 분석했다.

대기업들은 정부 독려에 호응해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주류·음료 업체 산토리홀딩스와 기린홀딩스는 평균 6∼7%의 임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으며 니혼생명과 다이이치생명도 평균 7%가량 인상할 방침이다.

유통 대기업 이온도 파트타임 직원 등 40만명의 시급을 평균 7% 인상할 방침을 굳혔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임금 인상 움직임이 확산하는 가운데 고용의 7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임금을 어느 정도 인상할지도 이번 춘투의 초점이 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노사정 회의에서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을 중시할 것이라며 "인건비 상승분의 가격 전가를 통해 임금 인상의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