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에도 경기 '안갯 속'...내수 부진 '경고음'




어제밤 국제통화기금 IMF가 세계경제 회복세를 반영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2.3%)를 소폭 올려잡았습니다.하지만 경기 지표는 여전히 암울한데요.

특히 지난해 소비가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소비 위축과 건설경기 둔화로 인한 '내수 부진'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광공업 생산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입니다.

최근 부진했던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며 이 광공업 생산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두달째 증가세입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로 출하가 크게 늘면서 창고에 쌓여있던 반도체 재고도 22년만에 가장 많이 줄었습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소비와 투자로 시선을 돌려보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 영향으로 반짝 증가하는가 싶던 소매판매는 '연말 효과'가 무색하게도 한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지난해 한해 전체 소비는 1년 전보다 1.4% 줄었는데, 20년만의 가장 큰 감소폭입니다.

[공미숙 /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 소매판매액지수가 재화를 대상으로 하는데, 소비의 흐름이 서비스 쪽으로 많이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트렌드가 반영돼 있는 것 같고요. 또 금리라든지 물가라든지 이런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내수의 또다른 축인 투자도 부진합니다.

지난해 기업의 설비투자는 5.5% 줄면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감소를 나타냈고,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도 20%나 감소해 올해 전망까지 어두워졌다는 분석입니다.

수출 개선세와 함께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는 있지만, 고금리·고물가 여파에 움츠러든 내수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입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를 하반기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여 상반기엔 고물가·고금리로 고통을 받는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부터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 정부는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본격적으로 해서 경기침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경제정책을 운용해야….]

생산과 수출, 내수간의 온도차를 좁히지 못한다면 올해 '상고하저(上高下低)'의 경기회복 전망도 불투명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