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MVP 두 달 치 활약'…입대 앞둔 롯데 한동희의 결심

국군체육부대 지원…합격하면 시즌 한창인 6월 입대
지난달에는 '강정호 스쿨' 방문해 구슬땀 흘리며 시즌 준비
지난 시즌 혹독한 성장통을 겪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거포 내야수 한동희(24)는 올해 6월 입대하는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 지원했다. 만약 상무에 합격한다면 주축 선수로는 보기 드물게 시즌 중반에 팀을 떠나게 된다.

지난달 31일 롯데의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괌으로 떠나기 전에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한동희는 "모든 상황 가운데 최선의 선택을 한 거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다녀올 것이라면 빨리 다녀와야 한다"며 "시즌 중간에 가야 하는 점은 아쉬워도, 지금이 제일 적기라고 해서 결심했다"고 말했다. 계획대로라면 이번 시즌을 절반도 소화하지 못하고 팀을 떠나야 하지만, 한동희는 구단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참가한다.

지난달에는 경남고 선배이자 롯데의 영구결번(10번) 선수인 이대호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강정호 타격 교습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한동희는 "어차피 야구는 계속할 거고, 상무에 지원해도 야구는 이어져야 한다"면서 "제일 좋아하는 게 야구, 제일 잘하고 싶은 것도 야구, 앞으로 계속 해야 하는 것도 야구"라고 고민을 살짝 내비쳤다.
강정호와 함께 훈련한 시간은 7일에 불과하지만, 한동희는 값진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정호 선배와는 힘쓰는 부분이나 그런 거 위주로 많이 이야기하고 연습했다"면서 "환경이 좋다 보니까 더 훈련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많이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한동희의 이번 '강정호 스쿨 입소'는 선배 이대호의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경남고 선후배라는 사실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둘 사이의 끈끈한 유대감을 이번에 다시 확인했다.

한동희는 이대호 선배가 왜 이렇게까지 챙겨주는 것 같으냐는 질문에 난처한 표정으로 "그건 대호 선배님께 여쭤보셔야 할 것 같다"면서도 "제가 받는 만큼, 저도 선배에게 잘하려고 한다"고 했다.

한동희가 불가피하게 시즌 중 입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해서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면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난 시즌 부진으로 결국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면서 작년 연말에 입대할 기회마저 놓쳤다.
김태형 롯데 신임 감독은 처음에는 '4번 타자 후보' 한동희의 시즌 중 입대를 만류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롯데 감독으로 부임한 직후 한동희에게 '더 내려갈 곳도 없지 않으냐.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조언할 만큼 많은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한동희는 "그 말씀이 크게 와닿았다.

감독님께서 마무리 훈련 때는 안정감 있게 치는 연습을 많이 시키셨다"면서 "시즌 중 입대는 저 역시 고민이 많았다.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마음에 짐을 덜어내고자 한동희는 입대하기 전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저는 6월까지밖에 시간이 없다.

최대한 잘하고 가게끔 준비하겠다"며 "2022년 4월만 한 성적을 두 달 거두고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희는 2022년 4월 타율 0.427, 7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249를 거두고 데뷔 첫 KBO리그 월간 최우수선수(MVP)를 받았다. 올 시즌 초반 '시즌 MVP 두 달 치' 성과를 남길 수 있다면, 조금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훈련소로 향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