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알리도 '국내고객센터' 생긴다…해외플랫폼 대리인지정 의무화

공정위 2024년 업무 추진계획…플랫폼 임시중지 명령 요건 완화
3대 감시 분야 담합 집중 감시…"민생·혁신 지원 시장경제 구축"
앞으로 알리익스프레스나 에어비앤비 등 해외 플랫폼 업체들도 소비자 민원 해결 및 분쟁 조정을 담당하는 '국내 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 대기업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국내총생산(GDP)에 연동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먼저 해외 사업자에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정된 대리인들은 고객들의 민원을 응대하거나 소비자 분쟁을 조정하는 등 전자상거래법상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의무를 지게 된다.

알리익스프레스나 에어비앤비 등 국내 법인 없이 사업을 이어가던 해외 플랫폼들도 소비자들이 쉽게 접촉할 수 있는 '국내 고객센터'를 둬야 한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또한 소비자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플랫폼이 법 위반 사업자의 거래를 즉시 중단하도록 하는 임시중지명령의 발동요건을 완화하는 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짝퉁 판매 등 입점 사업자로 인해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플랫폼의 관리책임 및 정보기능도 강화한다.

공정위는 거대 플랫폼 업체들의 독과점 횡포를 막기 위한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 입법도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 부담이 큰 모바일 상품권 관련 거래 관행 개선을 검토하고, 숙박앱·배달앱의 상생협력 성과 점검도 진행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국민 부담을 초래하거나 시장의 공정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육류·주류·교복 등 의식주 분야와 담보대출 등 금융·통신 분야, 방음 방진재 등 중간재 분야를 '3대 주요 감시 대상 분야'로 지정하고, 담합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발주·수요기관을 대상으로 한 담합 예방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공공분야 입찰 담합을 방지하기 위한 입찰 담합 징후분석시스템도 개편한다.

반도체·의료기기 시장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시정하고, 제빵과 주류 등 민생 분야의 경쟁 제한적 규제도 개선한다.

미래 혁신을 위한 경쟁 활성화 제도 보완방안도 마련됐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기후테크 등 혁신 기업의 성장을 막는 규제와 경쟁제한 이슈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개선하고, 벤처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형벤처캐피털(CVC) 규제도 완화한다.

또한 독과점 및 혁신 저해가 우려되는 인수합병은 심층 심사하되, 경쟁제한 우려가 낮은 구조조정 성격의 인수합병은 빠르게 처리해 지원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대기업 집단 규율체계를 합리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우선 경제규모 성장 및 정책여건 변화를 반영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GDP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내·외국인 구분 없는 동일인 지정 기준을 마련하고, 지정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도 정식으로 운영한다.

금융산업 지형 변화 상황을 고려해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제도도 완화한다.

대기업 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핀테크 등 금융 밀접 업종 회사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한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올해는 고물가·고금리 국면에서 경제 주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디지털 경제의 심화로 적극적인 정책 대안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민생·혁신 지원 공정 시장경제 구축을 목표로 핵심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