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출신 린가드+기성용 중원 조합…김기동의 서울, 잘 살릴까

린가드 "공격형 미드필더·왼쪽 측면 등 다 좋아…기성용과 시너지 기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출신으로 잉글랜드 국가대표도 지낸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31)가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시즌 개막 전부터 관심이 쏠린다. 지난 4시즌 연속 K리그1 파이널B에 그쳐 명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서울은 '명장'으로 손꼽히는 김기동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린가드까지 데려오며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지난해 K리그1 2위,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이끈 김 감독은 정상급 외국인 선수를 다수 키워내고 기량이 다소 꺾인 베테랑들을 부활시켜 쏠쏠하게 활용하는 면모를 보여온 터라 린가드와의 만남이 더욱 주목받는다.

린가드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김기동 감독님에 대해 많이 들었다. 이길 줄 알고,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제 모리뉴 감독도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이길 줄 아는 분이라 매우 존경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김 감독과의 만남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활동량, 움직임, 수비 가담, 오른발 킥이나 패스 등이 장점으로 평가받는 린가드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서 김 감독이 어떻게 기용할지도 기대를 모은다. 린가드는 "가장 많이 뛴 곳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왼쪽 윙으로도 많이 뛰었다"면서 "왼쪽 측면에서 많은 골을 넣을 수 있고 선호하기는 하나 공격형 미드필더도 익숙하고, 중앙 미드필더나 스트라이커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등에서 뛰며 유럽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이 서울에 버티고 있는 건 린가드의 한국 적응에 특히 큰 도움을 줄 부분이다. 최근 서울과 재계약한 기성용은 이번 시즌 주장으로도 낙점돼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의 중심을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린가드와 기성용이 함께 뛰면 서울은 'EPL 출신' 중원 조합을 갖게 된다.

린가드는 "기성용이 스완지에서 뛰던 시절 몇 차례 대결한 적 있다.

서울에서 같이 뛰며 조합을 맞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특히 기성용이 팀의 레전드인 만큼 그와 함께 할 것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아직 유니폼에 새길 등번호는 정해지지 않은 린가드는 서울 선수단이 전지훈련 중인 일본 가고시마로 9일 출국, 팀에 녹아드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 선수단은 21일까지 가고시마에서 담금질한다.

2022-2023시즌 EPL 노팅엄 포리스트를 끝으로 한동안 소속팀 없이 지낸 린가드는 "경기를 뛴 지는 오래됐지만,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인 훈련으로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

컨디션은 굉장히 좋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운동, 식단 등을 잘 챙기고 금주하며 선수로서 체력을 관리하기 위한 모든 것을 해왔다.

리그 개막까지 충분히 몸을 다 만들 수 있다"면서 "빨리 전지훈련에 가서 팀과 훈련할 것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피리를 부는 듯한 동작의 골 세리머니가 유명해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수식어도 보유한 그가 K리그 그라운드에선 어떤 세리머니를 펼쳐 보일지도 팬들의 큰 관심사다.

"오늘 처음에 보여드린 'JL'(이니셜을 손가락으로 표현하는) 세리머니를 주로 보여드리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귀띔한 린가드는 "무엇보다 하루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려 그라운드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에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