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우승 KB 박지수, 6라운드 MVP까지 휩쓸까

잔여 4경기 출전 시간 관리 여부가 '전 라운드 MVP' 달성 관건
올스타 MVP 이미 수상, 정규리그 MVP는 사실상 '예약'
14일 여자프로농구 2023-2024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청주 KB의 핵심은 단연 박지수(25·196㎝)다. 국가대표 센터인 그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26경기에 모두 나와 평균 20.9점, 리바운드 15.7개, 블록슛 1.7개로 모두 부문별 1위를 달리고 있다.

선수 활약을 수치로 환산한 공헌도에서도 1천177점으로 압도적인 1위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24승 2패를 기록한 KB인 만큼 매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뽑는 기자단 투표에서 박지수는 이번 시즌 1∼5라운드 MVP를 휩쓸었다. 매 라운드 팀 성적이 KB가 항상 좋았던데다 그 팀에서 개인 기록은 박지수가 월등했기 때문에 나온 당연한 결과였다.

1라운드 때 팀 성적이 KB가 4승 1패, 아산 우리은행은 5승이었고 개인 기록에서도 박지수는 당시 득점 4위(17.4점), 리바운드 1위(16.2개)로 지금처럼 압도적이지는 않았으나 기자단 투표 결과 박지수가 54표, 우리은행 박지현이 35표를 얻은 것이 비교적 접전이었던 라운드 MVP 경쟁이었다.
이제 전체 6라운드 가운데 마지막 6라운드 MVP까지 박지수가 차지하면 전 라운드 MVP 석권이라는 또 다른 진기록이 탄생한다. 1998년 출범한 여자 프로농구에서 1∼5라운드 MVP를 휩쓴 것도 올해 박지수가 처음이다.

이미 올해 올스타전 MVP도 박지수가 받았고, 정규리그 MVP는 박지수가 예약한 것과 다름없는 만큼 올해 정규리그 6라운드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박지수가 가져가면 2023-2024시즌 MVP란 MVP는 모두 박지수 차지가 된다.

박지수는 14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BNK와 경기에서 68-60으로 팀이 승리한 뒤 인터뷰에서 '6라운드 MVP에도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생각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그는 "학생 때부터도 그런 것에 신경을 쓰면 경기가 더 안 됐다"며 "욕심내면 (부상 등) 큰 화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에 욕심은 접어두되 제 몫은 열심히 해보겠다"고 정규리그 남은 4경기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김완수 KB 감독은 남은 4경기에서는 박지수, 강이슬 등 주전들의 출전 시간을 줄일 계획을 밝혀 일단 박지수가 6라운드 MVP까지 독식할 가능성은 다소 낮아 보인다.

김완수 감독은 14일 정규리그 우승 확정 후 인터뷰에서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해 이기도록 하겠다"면서도 "박지수, 강이슬 등을 무리해서 기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심성영, 김소담 등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과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경기 감각을 키우고, 조합을 맞춰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KB가 남은 정규리그까지 전력을 기울일 동기부여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4승 2패의 '고공비행' 중인 KB지만 남은 경기에서 다 이긴다고 해서 역대 최고 승률 등의 기록을 세울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2016-2017시즌 우리은행이 33승 2패, 승률 94.3%를 기록했기 때문에 KB가 28승 2패로 시즌을 마치더라도 승률은 93.3%가 된다.

이렇게 되면 정규리그 35경기 체제였던 2016-2017시즌 우리은행에 이은 역대 2위 정규리그 승률 기록을 세울 수 있다. 현재 정규리그 승률 2위 기록은 40경기 체제였던 2008-2009시즌 신한은행의 92.5%(37승 3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