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에게 새 삶 선물한 엄마…간호사 되어 따를게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유자녀 장학금 수여식
"7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나신 어머니가 자랑스럽습니다. 저도 어머니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따라 환자를 살리는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5회 D.F(도너 패밀리) 장학회' 장학생으로 선정된 이현주(19) 양은 19일 서울 서대문구 본부 사무실에서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 간호대학 입학을 앞둔 이양은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며 자신도 환자를 돕는 간호사가 되겠다는 결의를 다져왔다. 지난해 10월 1일 이양의 어머니 조미영씨는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며 7명의 환자에게 심장과 폐, 간, 신장, 각막 등을 기증했다.

조씨의 존재 자체가 삶의 버팀목이었다는 이양은 "어머니는 항상 '네가 어떤 길을 가든 항상 너를 응원할 거야'라고 말씀해 주시던 자상한 분이었다"며 "어머니의 생명을 이어받은 분들이 건강을 회복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수여식에선 이양을 포함해 뇌사 장기기증인의 자녀 14명이 장학증서를 전달받았다.
또 다른 장학생인 신윤건(21)씨는 "꺼져가는 불씨가 다른 곳에 옮겨가면 다시 밝은 빛으로 소생하듯이, 장기기증이란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의 생명을 다시 찬란하게 빛나게 하는 값진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장기기증으로 7명의 환자에게 새 삶을 전하고 떠난 아버지 신윤재 씨를 생각하며 "생전 아버지께서 차려주셨던 밥이 정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어 정성스러운 음식으로 누군가의 하루에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요리사를 꿈꾸고 있다"고 전했다.

본부에 따르면 2018∼2022년 뇌사 장기기증인 2천224명 중 30∼50대가 1천322명으로 약 59%에 달했다.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자녀를 둔 많은 이들이 뇌사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것이라고 본부는 설명했다.

이에 본부는 2020년부터 D.F장학회를 출범해 기증인의 유자녀들이 생명나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경제적 제약 없이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박진탁 본부 이사장은 "생명나눔을 통해 우리 사회에 숭고한 사랑을 전한 뇌사 장기기증인들처럼 유자녀들이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