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코스피 또 희망고문…"더 오를 재료가 없네"

전날 연고점 찍었지만 바로 하락…"밸류업 발표 앞두고 방향성 탐색"
보험·금융株 약세…증권가선 "정책보다도 기업 의지가 궁금"
연중 최고치를 찍으며 기세를 올리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1% 가까이 하락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47포인트(0.84%) 내린 2,657.79로 마감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에 기댄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의 상승에 힘입어 2거래일 연속 1%대 상승하며 투자자들에게 '박스피' 탈출의 희망을 줬으나 연고점을 찍자마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 약세는 미국 증시가 '대통령의 날'로 휴장한 가운데 국내외 특별한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거래가 이뤄진 것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장중 내내 순매도세를 보이다가 마감 직전 매수에 나서 98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기관은 3천44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밸류업 프로그램 공식 발표를 앞두고 짙은 관망 심리 속에 방향성을 탐색하는 양상으로 본다"고 했다.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끌어왔던 저PBR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안이 발표되는 상황에서 이와 관련해 최근 급등한 저PBR 종목에 대한 이익 실현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날 업종별 등락을 보면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보험(-3.76%), 금융업(-2.58%), 증권(-2.19%), 유통업(-2.17%) 등 대표적인 저PBR 업종의 내림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도 대표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꼽히는 현대차(-4.16%), 하나금융지주(-4.58%), 기아(1.28%), KB금융(-1.31%) 등이 눈에 띄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시장은 막연한 기대보다는 정책의 현실적 효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책 방향성은 어느 정도 확인됐기 때문에 세부 사항 공개 이후 매도 물량이 출회될 여지도 있다"며 "코스피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결국 정책의 강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우리 기업 스스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준비와 의지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대규모 주주환원도 긍정적이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주주환원의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놓는 것이 밸류에이션 상승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저PBR 장세에서 소외됐던 코스닥은 지난주 말(16일) 조정 뒤 이틀 연속 오르며 온기가 퍼지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닥은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78억원, 781억원을 순매수하는 가운데 전 거래일보다 7.70포인트(0.90%) 오른 866.17에 장을 마감, 이틀 연속 강세를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