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물가 목표의 지속적, 안정적인 달성이 예상되는 상황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우에다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상파울루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목표로 제시해 온 2% 이상의 물가 상승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추진하면서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조정과 관련해 봄철 임금협상인 '춘투'(春鬪)를 주시하겠다는 의사도 드러냈다.
우에다 총재는 춘투를 정책 판단 재료의 '중요한 사항'으로 언급하면서 "노동조합 측 (임금 인상) 요구가 지난해를 웃돌고 있고, 기업 측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자세가 꽤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정책 변경 시점에 대해 "임금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에 관한 정보도 합쳐 논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우에다 총재가 이날 물가 동향과 관련해 내놓은 발언은 지난달 22일 중의원(하원)에서 언급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는 당시 "2023년까지처럼 (물가가) 우상향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이 아닌 인플레이션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다카타 하지메 일본은행 심의위원도 같은달 29일 혼슈 서부 지역 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목표와 관련해 "실현이 점차 예상되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마이너스 금리 조치 해제 등 출구에 대한 대응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같은 발언을 근거로 일본은행이 이달이나 다음 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졌다.
하지만 우에다 총재가 태도를 바꿔 물가 목표 달성에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 조기 해제론이 약간 힘을 잃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