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전략…삼성SDI '선점'·LG엔솔 '제대로'

'더 배터리 콘퍼런스'서 소개…양산 목표 삼성 2027년·LG 2030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두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서로 다른 전략을 제시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서 다소 앞선 삼성SDI는 재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시간이 좀 더 걸려도 제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김제영 전무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 중인 '인터배터리 2024'의 '더 배터리 콘퍼런스' 기조 발표에서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전략을 소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의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어 배터리 업계에서 주목하는 차세대 배터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30년으로 잡았는데, 이는 경쟁사 삼성SDI가 내놓은 양산 시점 2027년보다 3년 늦다.

이와 관련해 김 전무는 "전고체에 관해서는 저희가 양산 시점이 경쟁사보다 약간 뒤에 있을 수 있다"며 "제대로 된 연구와 개발을 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기 때문이고, 그만큼 난이도가 높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날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도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시간이 걸려도 제대로 된 것을 내려고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전무는 "김동명 사장이 어제 말했듯 제대로 된 (전고체 배터리) 연구개발(R&D)을 할 것"이라며 "R&D를 제대로 하려면 여러 기술적 챌린지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전해질과 음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수용성 있는 음극을 사용할지, 전고체 전해질의 핵심인 이종의 고체 간 리튬이온 전달을 어떻게 저항을 줄이면서 할 수 있을지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연사로 나선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남이 준비됐을 때 '이제 타이밍이구나'하고 시작해 뛰어들면 그때는 늦기 때문에 처음부터 리딩(주도) 하고자 준비하고 있다"며 시장 선점을 강조했다.
고 부사장은 "소재나 셀 구조적으로 '퀀텀 점프'를 할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이 전고체 전지"라며 "전기차 주행거리가 길어지려면 에너지 밀도가 올라가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를 짧게 충전해도 일정 주행거리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 새츄레이션(포화 상태) 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전고체 전지의 빠른 론칭은 기술적으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2027년으로 정하고 실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구축을 마치고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고 부사장은 "첫 번째 프로토타입 샘플을 작년 12월에 OEM(완성차 업체) 세 군데에 제출했다"며 "지금 평가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업체들과 3∼4년에 걸친 공동 개발을 진행해야 (전고체 배터리를) 자동차에 탑재할 수 있다"며 "올해 첫 'A샘플'부터 시작해 2027년 양산을 위해 협업을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로 개막 2일 차인 '인터배터리 2024'에는 역대 가장 많은 참관객이 몰렸다.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개막 첫날 참관객 수는 3만5천778명으로 기존 역대 최대였던 작년 '인터배터리 2023' 1일 차 관람객 3만2천542명을 넘어섰다. 8일까지 열리는 행사 전체 관람객은 당초 예상한 7만5천명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