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과 공동운명체?…공천 결과에 부산시의원들 '전전긍긍'

국회의원 공천 여부에 지방의원도 희비
"우리 의원님이 공천에서 탈락하는 순간 하늘이 캄캄해졌습니다. 당장 2년여 뒤 지방선거 때 공천받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 정치생명도 같이 끝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공천에서 탈락한 우리 의원님이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를 도와주라고 하긴 하는데 마음이 내키지 않습니다.

상대 후보한테 간다고 해도 반기지도 않을 것 같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겠습니까. 시의원을 그만둬야 할지 아니면 다시 바닥부터 뛰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
제22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부산 현역 국회의원을 도왔던 부산시의원들의 한숨 섞인 말이다.

국민의힘 부산 총선 공천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지역구 소속 부산시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회의원이 지방선거 때 시의원 공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시의원 역시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의 공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현역 의원이 상대 예비후보와의 경선에서 패한 지역구 소속 시의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의 한 부산시의원은 "현역 의원에게 등을 돌리고 정치 신인을 지지한다고 기자회견까지 했기 때문에 이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다. 2년 뒤 지방선거에서 공천받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치를 계속하려면 다시 바닥 민심부터 챙겨야 할 형편"이라고 털어놨다.
반대로 자신이 밀었던 경선 후보가 총선 공천권을 거머쥔 시의원들은 표정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

한 시의원은 "줄을 잘 선 시의원들은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혹은 구청장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얘기까지 나돈다"면서 "자신이 밀었던 후보가 본선에서 승리해야 공천이 확실해지기 때문에 당장은 시의회 활동보다는 총선 후보 선거운동에 매진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시의원은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가 2년 간격을 두고 치러지기 때문에 총선 때마다 지방의원과 구청장 줄 세우기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지방의원 공천에 국회의원 입김을 최소화하고 공정한 시스템에 따라 지방의원을 공천해야 이런 악습이 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