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경제 성장 5% 달성 자신"…英 가디언 "행운 필요"

인민망, 경제 운용 마라톤 비유하며 "中 경제는 좋은 체질·지구력 갖춰"
가디언 "미분양 부동산 재고 소진에 3.6년 걸려…목표 달성 쉽지 않아"
중국 관영 매체가 14일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5% 안팎 성장 목표를 전력을 다하는 장대높이뛰기가 아닌 지구력을 갖고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마라톤에 비유하면서 목표 달성을 자신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이날 "경제 운용은 마라톤에 가깝고 체중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체질을 테스트하는 것인데, 중국 경제는 좋은 체질을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인민망은 좋은 체질의 근거로 혁신력 증강을 꼽았다.

세계 최초의 4세대 원자력발전소가 본격 가동되고 첫 자체 생산 중형 여객기 C919가 상업운항에 들어갔으며, 양자기술과 집적회로, 인공지능, 바이오신약, 신에너지 등 분야에서 커다란 독창적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인민망은 또 마라톤에서 중요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려면 강력한 지구력이 필요하다면서 경제 성장을 위한 뒷심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제가 수요 부족이라는 만성적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은 강력한 내수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내놨다.

이런 주장은 14억 이상의 인구와 4억명 이상의 중산층 규모, 새로운 도시화 및 소비 구조 업그레이드 추진 등을 배경으로 한다. 중국 정부는 특히 경제 회복을 위해 구형 소비재와 설비의 신제품 교체(以舊換新·이구환신) 정책을 추진한다.

거시경제 주무 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정산제 주임은 "설비 교체 수요가 계속 커지고 있는데 연간 5조위안(약 926조원) 이상의 거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농촌 인구의 도시화 가속 정책에 따라 1억7천만명의 농민공(일자리를 찾기 위해 도시로 떠난 농민)과 가족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내수 잠재력을 확대할 것으로 중국 정부는 기대한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분석 기사를 통해 전통 경제학상 5% 안팎의 성장과 동시에 인플레이션 3% 등 다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행운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성장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부터 몇 년간에 걸쳐 초장기 특별국채를 발행키로 하고 올해 목표 발행량은 1조위안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0.8%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부동산 문제는 장기적으로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은행 ANZ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주 중국 내 미분양 주거용 부동산이 30억㎡에 달한다면서 재고를 소진하는 데 3.6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통계의 불투명성도 문제다. 중국은 지난해 6월 도시 청년 실업률이 21%를 돌파하자 이 수치를 더는 제공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다른 부정적 통계도 감출 수 있다는 의혹을 증폭시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