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현 "뜻이 있어 반드시 이룬다"…임동혁 "팬들께 음식 대접"

V리그 남녀 간판스타들, 미디어데이서 '봄배구' 우승 약속 한마디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미들 블로커 이다현이 직접 꼽은 이번 포스트시즌의 키워드는 사자성어인 '유지경성'(有志竟成)이다.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룬다'는 진지한 의미다.
이다현은 1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지난 시즌 봄 배구 플레이오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허무하게 패한 아쉬움을 털어버리자고 팀원들이 다 같이 뜻을 모았다"며 이번만큼은 진지하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결의를 전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두 번이나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그때마다 시즌이 조기 종료돼 챔프전을 치르지도 못했다. 세 번째 도전 만에 이번 시즌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해 마침내 잔치를 벌이게 됐다.

우승팀을 꼽는 팬 예상 투표에서 현대건설이 18%밖에 받지 못하자 이다현은 "시즌 전 미디어데이 때도 아무도 우리를 우승 후보로 뽑아주지 않아 강성형 감독님이 마치 뒤끝이 있는 것처럼 3라운드까지 그 얘기를 하셨다"며 "도리어 이런 팬 예상이 자극을 줘 우리가 오기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챔프전을 별렀다.

이다현은 테크닉이 좋은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정관장)와 흥국생명 공격의 중심인 김연경을 막아보고 싶다고 했다.
정관장의 미들 블로커 정호영은 "'지치지 않는 정관장의 힘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싶다"며 "속도보다는 체력이 중요하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이어 "연경 언니를 막아서 우리 팀 분위기를 올리고 싶다.

우리는 6∼7명이 뭉친 원 팀이기에 흥국생명, 현대건설과 팀으로서 맞서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남자부 대한항공의 주포 임동혁은 "정규리그 때보다 더 잘해서 챔프전에서도 제가 팀을 이끌어보고 싶다"며 "우승하면 팬들께 식당에서 좋은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고 우승 공약을 밝혔다.

임동혁은 1999년생 동기인 김지한(우리카드)을 겨냥해 "지한이보다는 공격적인 면에서 제가 떨어지는 게 없으니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먼저 한 방을 날렸다.

이어 "4라운드에서 우리카드를 3-0으로 물리쳤을 때 형들이 오늘 경기는 '임동혁 대 우리카드의 경기였다'는 말로 칭찬을 해주셨다.

그 덕분에 탄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가상 챔프전 상대인 우리카드와의 대결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김지한은 "동혁이가 나보다 공격을 잘하는 것은 안다"면서도 "동혁이보다 높은 순위를 보여주겠다"고 응수했다.

챔프전 직행 티켓을 대한항공에 내준 우리카드 선수단은 압박감보다는 지고 있더라도 즐기는 배구, 즐거운 배구로 포스트시즌을 치르자고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OK금융그룹의 차지환은 "허수봉(현대캐피탈)보다 배구를 잘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수봉이보다 세리머니나 투지라도 잘 보여주겠다"고 해 좌중을 웃겼다.

허수봉은 "(김)지한이 형보다 잘해서 플레이오프, 챔프전까지 가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팬들은 남자부 우승 예상 팀으로 대한항공(33%)을 가장 많이 택했고, 그다음으로 4위로 준플레이오프 막차를 탄 현대캐피탈(28%)을 꼽았다.
허수봉은 "우리 팀은 천안에서 팬들의 큰 함성과 많은 에너지를 받는다"며 "팬들의 힘으로 끝까지 가보겠다. 우승하면 돈을 모아서 팬분들께 음식을 대접하거나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