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연패' 롯데에 한 줄기 빛…신인 전미르 'KKK' 삼진 쇼

24일 인천 SSG전 데뷔 첫 등판…1이닝 3탈삼진 무실점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치른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도 위안거리는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러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진 오른손 투수 전미르(18)가 주인공이다.

이번 시즌 롯데에 1라운드 전체 3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전미르는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에 팀이 0-5로 끌려가던 8회말 무사 만루에서 등판했다.

이미 경기는 SSG 쪽으로 많이 기운 상태였고, 전미르는 주자가 꽉 찬 상황이 부담스러운지 첫 타자 최지훈을 상대하며 폭투로 추가점을 내줬다. 일단 최지훈을 시속 150㎞ 직구로 삼진 처리해 급한 불은 껐지만, 박성한에게 볼넷을 허용해 다시 모든 베이스가 가득 찼다.

여기서 전미르는 SSG가 자랑하는 강타자 최정과 하재훈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전미르가 던지는 커브는 시속 130㎞ 안팎의 파워 커브다. 데뷔전에서 1이닝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 전미르는 22개 투구 가운데 직구와 변화구를 각각 11개씩 던졌다.

변화구로 타자를 잡을 수 있다는 걸 입증한 장면이다.
전미르가 8회 무사 만루 위기를 단 1실점으로 틀어막은 덕분에, 롯데는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낼 뻔했다. 9회초 2사 후 대거 6점을 몰아쳐 6-6 동점을 만든 것이다.

만약 롯데가 경기를 뒤집어 승리했다면 데뷔전에서 인상 깊은 투구를 펼친 전미르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롯데는 9회초 애써 동점을 만들어놓고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이 SSG 선두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끝내기 홈런을 헌납, 6-7로 패했다.

비록 롯데가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줬어도, 전미르의 기량을 확인한 건 큰 소득이다.

입단 당시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고 싶다고 뜻을 밝혔던 전미르는 일단 투수에 전념하기로 했다.

투수 쪽으로 파고들지 않았음에도 데뷔전부터 삼진 3개를 잡아내는 경쟁력을 보여준 것이다.

시속 150㎞가 넘는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여기에 커브까지 던지는 전미르는 불펜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확실한 결정구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1군 마운드에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