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품·매장 그대로"…풋조이 골프웨어, 동남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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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린드너 FJ 총괄사장아쿠쉬네트코리아가 주도한 풋조이(FJ) 골프웨어가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한국에서 기획하고 제작한 제품, 유통 방식을 통째로 동남아 시장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 골프시장의 역량을 보여줄 새로운 시도라는 기대가 나온다.
"현지서 먼저 진출 요청해 와
韓 성공방식 통째로 이식"
크리스 린드너 FJ 총괄사장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지사에서 디자인, 생산, 유통을 주도한 FJ어패럴이 이달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에 8개 매장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다”며 “향후 중국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FJ는 아쿠쉬네트에서 골프화, 골프 장갑과 어패럴 사업을 하는 브랜드다. 골프화와 장갑 모두에서 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각각 출전 선수의 58.3%, 44.8%가 FJ의 골프화를 신었다.
린드너 총괄사장은 “한국은 아시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하는 FJ 골프웨어가 대표적이다. 미국 본사에서 전개한 FJ 골프웨어는 기능성 중심의 평범한 디자인으로 한국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아쿠쉬네트코리아의 FJ사업부는 2021년 30대 골퍼를 타깃으로 새로운 이미지의 골프웨어를 내놨다. 필드와 일상을 모두 아우르는 디자인에 기능성을 더하면서 젊은 골퍼들의 큰 지지를 받았고 골프웨어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린드너 총괄사장은 “FJ 한국팀은 자체 디자인,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적 영감을 살리면서도 지역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활용해 한국 시장만의 독특한 제품라인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아쿠쉬네트 그룹에서도 FJ 골프웨어의 성공은 골프화가 주력인 FJ 글로벌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남아 시장 진출 방식도 이전과 사뭇 다르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시장 진출을 위해 브랜드를 알리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반면 FJ 골프웨어는 현지 FJ사업부가 한국 측에 먼저 진출을 요청했다. 린드너 총괄사장은 “아시아 각국 골프장에서 열정적으로 골프를 즐기는 한국 골퍼들이 입고 있는 FJ 제품을 보고 현지에서 FJ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며 “골프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라고 강조했다.한국의 유통 방식도 미국 본사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골프용품 대리점을 통해 판매되는 해외 대부분의 나라와 달리 한국에서 FJ는 단독 브랜드 매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골프화부터 의류, 소품까지 FJ 브랜드의 모든 제품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린드너 총괄사장은 “한국에 도착한 첫날 바로 FJ의 서울 도산공원 매장을 찾았다”며 “골퍼들과 직접 소통하고, 유통을 전개해나가는 경험은 앞으로 FJ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동남아 시장에 처음 문을 여는 FJ 매장은 한국의 매장을 그대로 옮기는 형식이 될 것이라는 게 FJ 측 설명이다. 한국에서 성공한 유통 전략을 그대로 동남아 시장에 적용하는 셈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