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이 뭐길래…테슬라 시총, 비야디 약진에도 6.5배 많아

WSJ "여러 공통점에도 시총 차이나는 건 자율주행 기술 때문"
샤오미, 첫 전기차 모델 출시하며 BYD·테슬라에 도전
전기차 선도업체인 중국 비야디(BYD)와 미국 테슬라가 최근 여러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로 올라선 비야디는 연례 보고서 발표 이후 27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증시에서 6.11% 하락해 시가총액 규모 860억 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테슬라의 시총은 26일 기준 5천660억 달러가량으로 비야디의 6.58 배였다.

27일 비야디의 주가 하락에는 중국 내 전기차 가격 경쟁에 따른 수익성 둔화 우려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테슬라 역시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22%일 정도로 중국 시장이 중요한 상황이다. 테슬라는 올해 초 중국 내 판매 가격 인하 등을 단행했지만 올해 중국 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내림세를 그리고 있으며, 이달 초 상하이 공장의 생산량도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WSJ은 지난해 4분기 전기차 인도량 면에서 테슬라를 추월한 비야디가 이제 자금 측면에서도 테슬라를 따라잡고 있다면서, 올해 두 회사의 매출이 모두 1천9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 전망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이어 비야디가 테슬라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더 많이 판매하는 점이 다르다면서, 이에 따라 비야디의 이윤이 낮지만, 대신 성장 전망은 더 나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두 기업의 시가총액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있다면서 "차이를 합리화하려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동화 관련 약속에 대해 큰 믿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이번 주 (자율주행 장치인) '풀 셀프 드라이빙'(FSD)이 지원되는 모든 미국 내 자동차는 한 달간 무료 시험 운행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고객들에게 FSD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WSJ은 그러면서도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만큼 가치를 창출할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태라면서, 운전자가 여전히 도로를 주시해야 하는 수준에서 월 199달러 구독료는 비싸다고 봤다. 한편 WSJ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부상에 따라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중국산 차량 수입의 제재 여부를 두고 양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 조사에 따르면 세계 시장의 60%는 중국산 수입에 대한 규제가 없거나 향후 일부 규제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분류됐고, 나머지는 중국산 수입을 막거나 향후 중단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는 것이다.

미중 갈등 고조 속에 자동차 업계는 기술·부품 조달 원산지 등에 따른 제재 가능성에 유의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도 자동차 업계에 국내산 반도체 조달을 늘리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유럽 전기차 판매의 25.3%가량은 비야디를 비롯한 중국산 차량이 차지할 것이라는 유럽 환경단체 '교통과 환경'(T&E)의 전망도 나온 상태다.

이는 지난해 19.5%보다 늘어난 것이다.

T&E 보고서는 중국산 전기차를 유럽연합(EU) 제품보다 더 비싸게 만들려면 최소 25% 관세가 부과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도 이날 자체 개발한 첫 전기차 SU7(Speed Ultra 7·중국명 수치)을 중국 시장에 출시하며, 시장 반응에 따라 최근 상승세를 이어온 주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의 레이쥔 CEO는 SU7의 목표가 "50만 위안 미만의 가장 멋진 외관, 최고의 운전 방식을 갖추고, 가장 지능적인 세단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