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인' 위성우 감독 "우승 욕심보다 여자농구 걱정이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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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시즌 챔피언전 '열세' 전망 뒤집고 통산 12번째 우승
2쿼터 16점 뒤지던 3차전 고비였지만, 하프타임에 '야, 이거 밀자'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별명은 '위대인'이다. 감독 데뷔 시즌이던 2012-2013시즌 우리은행을 꼴찌에서 1위로 올려놓은 것을 시작으로 리그 6연패를 달성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정규리그 300승, 챔피언결정전 우승 8회 등 이룬 업적이 워낙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그래서 '위대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위성우 감독의 '성'(姓)에서 착안한 '위대인'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은 위성우 감독의 '위대함'이 또 빛난 승부였다. 시작 전만 해도 모든 전문가가 박지수를 앞세운 정규리그 1위 청주 KB의 우세를 예상했지만 이를 보기 좋게 뒤엎으며 3승 1패로 정상에 오른 것이다.
이 결과로 우리은행은 통산 12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와 KIA 타이거즈가 합쳐서 11번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것이 우리은행 다음 기록이다. 우승이라면 지겨울 정도로 해본 위 감독이지만 4일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이 제일 기억에 남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위 감독은 "2012-2013시즌 첫 우승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때는 뭣도 모르고 한 우승이었지만 힘들고 감동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가장 기쁜 우승인 것 같다"고 비교했다.
2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KB를 만났으나 당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0-3 패배를 당한 위 감독은 "올해도 그렇게 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컸다"고 털어놨다. 위 감독은 "주위에서 '올해도 0-3으로 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지만 그래도 '한 번 정도 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솔직히 우리가 정규리그 2위였으니까 부담도 적었고, 2년 전과는 다르게 재미있는 경기를 하자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1승 1패로 맞서 시리즈의 분수령이 된 3차전을 포기할 뻔도 했다고 말했다.
3차전 2쿼터 한때 KB가 16점이나 앞서나갔기 때문이다.
위 감독은 "KB가 우리보다 4강 플레이오프를 좀 더 쉽게 통과해서 체력 차이가 그때부터 나오는 것 같았다"며 "그래서 좀 더 벌어지면 3차전은 버리고, 4차전에 초점을 맞출 생각을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16점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12점 차로 좁히고 전반을 끝냈고, 위 감독은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야, 이거 밀자"라고 총력전을 주문했다.
위 감독은 "3쿼터까지 해보고 못 쫓아가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3쿼터에 15점을 이겨서 경기를 잡았다"며 "KB에서 3차전 점수 관리를 좀 더 잘했으면 우리가 따라가지 못했고, 결국 우승도 못 할 뻔한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시즌 개막 전에는 플레이오프(PO)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위 감독의 전망이었다.
그는 "(김)정은이가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고, (박)혜진이는 시즌 개막 직전에 합류했다"며 "영입한 (유)승희는 첫 경기에서 무릎을 다쳐서 플레이오프에나 가겠나 싶더라"고 막막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특히 유승희에 대해서는 "우리 팀 와서 운동을 한 번도 안 쉬었는데 첫 경기에 다쳤다"고 안타까워하며 "같은 부위를 세 번 수술한 것이라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복귀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위성우 감독은 "제가 은퇴하고 여자농구에 온 지 벌써 20년째"라며 "우승도 많이 하고, 혜택도 많이 받았는데 저희 팀 우승도 중요하지만 저는 한국 여자농구가 다시 옛날처럼 잘 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시야를 넓게 바라봤다.
"선수들을 잘 키워서 리그에서 이번 챔피언전처럼 재미있는 경기를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위 감독은 "(박)지수나 (박)지현이 등의 기량이 좋을 때 올림픽에도 나가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한국 여자 농구의 국제 경쟁력 회복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인터뷰 장소였던 우리은행 체육관 벤치에 형광펜과 함께 놓인 책이 한 권 눈에 띄었다.
제목은 '승리'를 뜻하는 'Winning'이었고 부제목은 '인생이라는 무자비한 레이스에서 가차 없이 승리하는 법'이었다. 함께 인터뷰한 박혜진이 "저 책을 밑줄 쳐가면서 읽으시는데, 연습 마치고 저 책 얘기를 하도 많이 하시는 바람에 끝나는 시간이 늦어져서 선수들끼리 '저 책을 어디다 숨겨놔야겠다'고 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연합뉴스
2쿼터 16점 뒤지던 3차전 고비였지만, 하프타임에 '야, 이거 밀자'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별명은 '위대인'이다. 감독 데뷔 시즌이던 2012-2013시즌 우리은행을 꼴찌에서 1위로 올려놓은 것을 시작으로 리그 6연패를 달성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정규리그 300승, 챔피언결정전 우승 8회 등 이룬 업적이 워낙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그래서 '위대한 사람'이라는 의미로 위성우 감독의 '성'(姓)에서 착안한 '위대인'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은 위성우 감독의 '위대함'이 또 빛난 승부였다. 시작 전만 해도 모든 전문가가 박지수를 앞세운 정규리그 1위 청주 KB의 우세를 예상했지만 이를 보기 좋게 뒤엎으며 3승 1패로 정상에 오른 것이다.
이 결과로 우리은행은 통산 12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 국내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와 KIA 타이거즈가 합쳐서 11번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것이 우리은행 다음 기록이다. 우승이라면 지겨울 정도로 해본 위 감독이지만 4일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이 제일 기억에 남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위 감독은 "2012-2013시즌 첫 우승도 빼놓을 수 없는데, 그때는 뭣도 모르고 한 우승이었지만 힘들고 감동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가장 기쁜 우승인 것 같다"고 비교했다.
2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KB를 만났으나 당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0-3 패배를 당한 위 감독은 "올해도 그렇게 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컸다"고 털어놨다. 위 감독은 "주위에서 '올해도 0-3으로 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지만 그래도 '한 번 정도 이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며 "솔직히 우리가 정규리그 2위였으니까 부담도 적었고, 2년 전과는 다르게 재미있는 경기를 하자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1승 1패로 맞서 시리즈의 분수령이 된 3차전을 포기할 뻔도 했다고 말했다.
3차전 2쿼터 한때 KB가 16점이나 앞서나갔기 때문이다.
위 감독은 "KB가 우리보다 4강 플레이오프를 좀 더 쉽게 통과해서 체력 차이가 그때부터 나오는 것 같았다"며 "그래서 좀 더 벌어지면 3차전은 버리고, 4차전에 초점을 맞출 생각을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16점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12점 차로 좁히고 전반을 끝냈고, 위 감독은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야, 이거 밀자"라고 총력전을 주문했다.
위 감독은 "3쿼터까지 해보고 못 쫓아가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3쿼터에 15점을 이겨서 경기를 잡았다"며 "KB에서 3차전 점수 관리를 좀 더 잘했으면 우리가 따라가지 못했고, 결국 우승도 못 할 뻔한 상황이었다"고 돌아봤다. 시즌 개막 전에는 플레이오프(PO)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위 감독의 전망이었다.
그는 "(김)정은이가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고, (박)혜진이는 시즌 개막 직전에 합류했다"며 "영입한 (유)승희는 첫 경기에서 무릎을 다쳐서 플레이오프에나 가겠나 싶더라"고 막막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특히 유승희에 대해서는 "우리 팀 와서 운동을 한 번도 안 쉬었는데 첫 경기에 다쳤다"고 안타까워하며 "같은 부위를 세 번 수술한 것이라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복귀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위성우 감독은 "제가 은퇴하고 여자농구에 온 지 벌써 20년째"라며 "우승도 많이 하고, 혜택도 많이 받았는데 저희 팀 우승도 중요하지만 저는 한국 여자농구가 다시 옛날처럼 잘 되는 것이 소망"이라고 시야를 넓게 바라봤다.
"선수들을 잘 키워서 리그에서 이번 챔피언전처럼 재미있는 경기를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위 감독은 "(박)지수나 (박)지현이 등의 기량이 좋을 때 올림픽에도 나가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한국 여자 농구의 국제 경쟁력 회복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인터뷰 장소였던 우리은행 체육관 벤치에 형광펜과 함께 놓인 책이 한 권 눈에 띄었다.
제목은 '승리'를 뜻하는 'Winning'이었고 부제목은 '인생이라는 무자비한 레이스에서 가차 없이 승리하는 법'이었다. 함께 인터뷰한 박혜진이 "저 책을 밑줄 쳐가면서 읽으시는데, 연습 마치고 저 책 얘기를 하도 많이 하시는 바람에 끝나는 시간이 늦어져서 선수들끼리 '저 책을 어디다 숨겨놔야겠다'고 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