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PO 찾는 안준호 감독 "국가대표는 이들 팀보다 빨라야"

선수 점검차 서동철 코치와 현장으로…"빠르고 정교한 농구 목표"
"국가대표팀은 이것보다 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라야 해요. "
7일 열린 수원 kt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현장에는 안준호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있었다.

서동철 코치와 수원kt아레나를 찾은 안 감독은 연합뉴스와 만나 "두 팀의 빠른 경기 속도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둘은 선수 점검차 6강 PO 현장을 두루 다니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가장 공격 속도가 빠른 팀이 수원 kt였고, 2위가 울산 현대모비스였다.

경기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 KBL이 활용하는 '페이스' 지표를 보면 kt가 73.8, 현대모비스가 73.4였다.

10개 팀 평균은 73.0이었다. 안 감독이 마지막으로 프로농구에서 활약했던 2010-2011시즌에는 10개 팀의 평균치가 이보다 낮은 68.3이었다.

안 감독이 이끈 서울 삼성은 지금보다 훨씬 '느린 농구'를 지향한 당시에도 느린 팀이었다.

페이스 수치가 67.7로 10개 팀 중 9위였다.
13년 후 국가대표팀 사령탑 자격으로 프로농구 현장을 찾는 안 감독은 어느새 '빠른 농구'의 지지자가 돼 있었다.

안 감독은 "이 경기보다 대표팀은 더 빨라야 한다.

전날 부산 KCC와 서울 SK의 경기도 트랜지션(공수 전환)이 빨랐는데, 그보다도 훨씬 더 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빠른 농구를 하는 팀이 많지만 그 정도 수준으로도 안 된다.

대표팀이 프로팀을 따라가면 안 되고, 프로팀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트랜지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대표팀이 공수 전환이 점점 빨라지는 세계 농구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프로에서도 그에 맞는 농구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최근 프로농구의 '진화'가 반갑다.

다만 안 감독은 조금 더 정교한 농구를 지향해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는 실책이 왕창 쏟아졌다.

현대모비스가 16개, kt가 12개를 저질렀다.

속도를 높이면 공격 작업을 통제할 수 없어 실책이 많아진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안 감독은 "정교하고 빠른 농구를 하지 못하면 국제 경쟁력을 잃는다.

엔트리 12명이 다 전면 압박 수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센터도 이런 수비를 해야 하고, 밖으로 빠지면서 3점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자신이 꿈꾸는 농구를 하려면 든든한 귀화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빠르고 외곽 화력을 극대화하는 농구도 수비에서 문제가 없어야 한다.

공수 전환, 외곽 공격, 골밑 수비에 모두 능한 선수를 찾는 게 안 감독과 한국 농구의 숙제다.

그간 한국 농구의 골밑을 지켜온 '특별 귀화 선수' 라건아(KCC)는 동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프로농구 소속팀 KCC뿐 아니라 국가대표팀과 KBL까지 엮여 있는 라건아의 '4자 계약'은 이미 만료됐다.

다자 간 복잡한 계약이라 특별 귀화 때처럼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최종 계약 연장 여부는 올 시즌 종료 후 라건아의 거취, 새 귀화 선수 후보와 접촉 가능성 등을 따져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안 감독은 "골밑을 지키면서 외곽도 쏘는 그런 (귀화) 선수가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