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3~4팀' 쏟아지는 신인그룹…중소돌 인기는 바늘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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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위기설에도 대형·중소형 기획사 줄줄이 출사표
인기는 하이브·YG·SM 신인에 쏠려…"팬덤·자본력 우위" 작년부터 K팝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올해도 기다렸다는 듯이 새로운 K팝 아이돌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1월부터 한 달에 3~4팀꼴로 데뷔를 알려 벌써 10여 팀이 신인 아이돌 대열에 합류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형 기획사 출신과 중소형 기획사 출신 아이돌의 인기 격차 또한 적나라해지고 있다.
◇ K팝 위기설 속 쏟아지는 신인…세계 시장 향한 기대 여전
9일 가요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인 걸그룹 4팀이 3일에 걸쳐 줄줄이 쇼케이스를 열고 K팝 신(scene)에 뛰어들었다. 하이브 산하 빌리프랩의 아일릿과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 출신의 유니스, 작곡가 용감한형제가 프로듀싱한 캔디샵, 더뮤즈 소속의 리센느 등이다.
지난 1일에도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공식 데뷔를 알렸고, 비비업과 수피아라는 걸그룹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인 보이그룹도 올해 들어 매달 2~3팀씩 출사표를 던졌다. 하이브 산하 플레디스 소속의 투어스, 이든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올아워즈, SSQ엔터테인먼트의 첫 보이그룹 다이몬 등이 모두 지난 1월 데뷔했다.
2월에는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NCT 위시, 유명 프로듀서 DK가 데뷔 음반을 총괄한 신인 노매드가 활동을 개시했다.
이 외에도 걸그룹 유니코드 등 최소 2팀이 이달 데뷔를 앞두고 있고,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과 빅플래닛메이드 등도 상반기 걸그룹 배출을 예고했다. 기획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신인 아이돌을 쏟아내는 건 결국 글로벌 K팝 시장에 거는 기대 때문이다.
작년부터 K팝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성장 추세를 보이는 수치들을 지표 삼아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K팝 피지컬(실물) 음반 수출액은 약 3천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신인그룹 피프티 피프티나 싸이커스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소위 '대박'을 노리는 중소 기획사들도 늘어났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K팝 음원이 나온다고 하면 글로벌한 장르로서 관심을 가지는 시대"라며 "한국 데뷔가 곧 글로벌 데뷔로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최근 상황을 전했다.
다만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각한 상황에서 성공 사례만을 보고 신인을 내놓는 것 같다"며 "모두가 착시에 빠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 신인도 대형 기획사 쏠림 현상…"팬덤·자본력 못 따라가"
기획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기획사 신인에게 인기가 쏠리는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하이브의 아일릿과 투어스는 모두 데뷔곡으로 지상파 음악 방송 1위를 차지했고, 지난 8일 기준 아일릿의 '마그네틱'(Magnetic)은 멜론 '톱 100' 1위, 투어스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아일릿은 '마그네틱'으로 K팝 그룹 데뷔곡 최초로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 80위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도 거뒀다.
베이비몬스터 또한 신곡 '쉬시'로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데일리 톱 송 차트에 진입하면서 글로벌 팬덤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쉬시'가 수록된 미니 1집은 발매 첫 주 판매량 40만장을 돌파해 역대 K팝 걸그룹이 데뷔 후 발매한 음반의 첫 주 판매량 기준 최다 기록을 세웠다.
NCT 위시의 경우 신보 발매 첫 주 판매량이 28만장을 돌파했고, 일본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 1위와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7개 지역 1위 등 기록을 세웠다.
반면 중소기획사 신인 아이돌의 데뷔음반 발매 첫 주 판매량은 대형 기획사의 10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이고,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도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가요계는 대형 기획사가 기성 팬덤과 시스템, 자본력 등 측면에서 신인 아이돌 시장의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예컨대 베이비몬스터의 해외 팬덤 가운데서는 기존 블랙핑크의 팬덤에서 그대로 넘어온 팬들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어스의 경우도 '세븐틴 동생그룹'이라는 수식어로 활동하면서 인지도를 쌓았고, NCT 위시 역시 그룹 NCT의 마지막 유닛이라는 형식으로 데뷔한 만큼 기존 NCT 팬덤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끌어왔다.
대형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 소속은 연습생 시절부터 알려지고, K팝 팬덤의 높은 기대 속에 데뷔한다"며 "기획사의 주요 아티스트로부터 생기는 일종의 '낙수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방송뿐 아니라 수많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로 홍보 경로가 다양화된 환경도 넉넉한 자본력을 갖춘 대형 기획사에 유리할 수 있다.
한정된 자본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중소 기획사와 달리 숏폼(짧은 영상) 바이럴(입소문) 마케팅부터 해외 방송 출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홍보 수단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해외에서의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아이돌들이 한꺼번에 해외 공연을 늘리면서 쓸 수 있는 돈이 제한적인 K팝 소비자는 취사선택을 하고 있다"며 "대다수의 아이돌이 해외 티켓 판매 부진을 겪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인기는 하이브·YG·SM 신인에 쏠려…"팬덤·자본력 우위" 작년부터 K팝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올해도 기다렸다는 듯이 새로운 K팝 아이돌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1월부터 한 달에 3~4팀꼴로 데뷔를 알려 벌써 10여 팀이 신인 아이돌 대열에 합류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형 기획사 출신과 중소형 기획사 출신 아이돌의 인기 격차 또한 적나라해지고 있다.
◇ K팝 위기설 속 쏟아지는 신인…세계 시장 향한 기대 여전
9일 가요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인 걸그룹 4팀이 3일에 걸쳐 줄줄이 쇼케이스를 열고 K팝 신(scene)에 뛰어들었다. 하이브 산하 빌리프랩의 아일릿과 오디션 프로그램 '유니버스 티켓' 출신의 유니스, 작곡가 용감한형제가 프로듀싱한 캔디샵, 더뮤즈 소속의 리센느 등이다.
지난 1일에도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가 공식 데뷔를 알렸고, 비비업과 수피아라는 걸그룹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인 보이그룹도 올해 들어 매달 2~3팀씩 출사표를 던졌다. 하이브 산하 플레디스 소속의 투어스, 이든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올아워즈, SSQ엔터테인먼트의 첫 보이그룹 다이몬 등이 모두 지난 1월 데뷔했다.
2월에는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NCT 위시, 유명 프로듀서 DK가 데뷔 음반을 총괄한 신인 노매드가 활동을 개시했다.
이 외에도 걸그룹 유니코드 등 최소 2팀이 이달 데뷔를 앞두고 있고,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과 빅플래닛메이드 등도 상반기 걸그룹 배출을 예고했다. 기획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신인 아이돌을 쏟아내는 건 결국 글로벌 K팝 시장에 거는 기대 때문이다.
작년부터 K팝 위기설이 확산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성장 추세를 보이는 수치들을 지표 삼아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K팝 피지컬(실물) 음반 수출액은 약 3천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신인그룹 피프티 피프티나 싸이커스 등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소위 '대박'을 노리는 중소 기획사들도 늘어났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K팝 음원이 나온다고 하면 글로벌한 장르로서 관심을 가지는 시대"라며 "한국 데뷔가 곧 글로벌 데뷔로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최근 상황을 전했다.
다만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이 심각한 상황에서 성공 사례만을 보고 신인을 내놓는 것 같다"며 "모두가 착시에 빠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 신인도 대형 기획사 쏠림 현상…"팬덤·자본력 못 따라가"
기획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기획사 신인에게 인기가 쏠리는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하이브의 아일릿과 투어스는 모두 데뷔곡으로 지상파 음악 방송 1위를 차지했고, 지난 8일 기준 아일릿의 '마그네틱'(Magnetic)은 멜론 '톱 100' 1위, 투어스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아일릿은 '마그네틱'으로 K팝 그룹 데뷔곡 최초로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 80위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도 거뒀다.
베이비몬스터 또한 신곡 '쉬시'로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데일리 톱 송 차트에 진입하면서 글로벌 팬덤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쉬시'가 수록된 미니 1집은 발매 첫 주 판매량 40만장을 돌파해 역대 K팝 걸그룹이 데뷔 후 발매한 음반의 첫 주 판매량 기준 최다 기록을 세웠다.
NCT 위시의 경우 신보 발매 첫 주 판매량이 28만장을 돌파했고, 일본 오리콘 데일리 싱글 차트 1위와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7개 지역 1위 등 기록을 세웠다.
반면 중소기획사 신인 아이돌의 데뷔음반 발매 첫 주 판매량은 대형 기획사의 10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이고,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도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가요계는 대형 기획사가 기성 팬덤과 시스템, 자본력 등 측면에서 신인 아이돌 시장의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예컨대 베이비몬스터의 해외 팬덤 가운데서는 기존 블랙핑크의 팬덤에서 그대로 넘어온 팬들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어스의 경우도 '세븐틴 동생그룹'이라는 수식어로 활동하면서 인지도를 쌓았고, NCT 위시 역시 그룹 NCT의 마지막 유닛이라는 형식으로 데뷔한 만큼 기존 NCT 팬덤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끌어왔다.
대형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 소속은 연습생 시절부터 알려지고, K팝 팬덤의 높은 기대 속에 데뷔한다"며 "기획사의 주요 아티스트로부터 생기는 일종의 '낙수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방송뿐 아니라 수많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로 홍보 경로가 다양화된 환경도 넉넉한 자본력을 갖춘 대형 기획사에 유리할 수 있다.
한정된 자본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중소 기획사와 달리 숏폼(짧은 영상) 바이럴(입소문) 마케팅부터 해외 방송 출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홍보 수단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해외에서의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아이돌들이 한꺼번에 해외 공연을 늘리면서 쓸 수 있는 돈이 제한적인 K팝 소비자는 취사선택을 하고 있다"며 "대다수의 아이돌이 해외 티켓 판매 부진을 겪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